광주광역시 서구 매월동의 개금산은 임진왜란 때 의병창을 만들고 군수물자와 격문을 보내 의병들을 모으는 데 힘썼던 박광옥의 혼이 서려있는 곳이다. 이 산 아래에 산 이름을 딴 개산(蓋山)마을이 있다.
개산마을에 살던 당시의 박광옥 선생은 1568년 인근 마을의 농사용 물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방죽을 막았는데 개산방죽이라 불렀다.
400여년이 흘러 개산방죽이 많이 허물어졌고 1943년 일제강점기 하에 새롭게 조성했다. 지금의 전평제라는 이름이 이 때부터 불러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 서구문화원을 중심으로 인근 주민들이 전평제 또는 전평호수로 부르는 이곳을 개산호수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마을 앞 방죽’이라는 정도의 의미밖에 없는 이곳을 개금산과 개산마을, 박광옥 선생의 뜻에 맞게 개산호수로 지명 변경할 것을 관련 기관에 요청 중이다.
한편 광주광역시는 국토교통부(국토지리정보원)에서 2018년도 ‘전라·제주권역 지명정비조사’ 사업으로 조사한 미고시 지명, 자연환경 등이 변화된 지명 등에 대해 제정·정비를 추진한다.
이번 지명 재정비 대상은 국가기본도에 표기되어 있는 지명 중 미고시된 지명, 자연환경 등이 변화된 지명, 국토개발 등으로 폐지된 지명, 일본식 표기 의심 건 등 총 680여 건이다.
광주시는 5월까지 자료 검토를 실시하고 6월부터는 ‘공간정보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할 시·군·구 지명위원회 신청 및 심의·의결, 시·도 지명위원회 보고 및 심의조정, 국가지명위원회 최종 심의·의결, 고시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박상배 음성박씨 종친회장은 “지명은 역사적으로 전승되어 온 의미있는 공간을 상징하는 것이므로 이를 반영하는 것이 옳다”면서 “전평제는 원래 개산방죽이었으므로 이를 오늘에 되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영석 서구문화원 이사는 “최근 친일파 논란이 있는 인물과 관련된 지명은 없는 것인지 이번 기회에 조사를 통해 지명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지명위원회(국토지리정보원)에서 최종 고시된 지명은 국가기본도 수정 및 DB 갱신이 이뤄지며 국토정보플랫폼(국토정보맵)에서도 지명 검색이 가능해진다.
시 관계자는 “이번 지명 재정비로 공간정보의 핵심요소중 하나인 지명의 효율적 관리 및 표준화가 가능해진다”며 “정확한 국토지리정보서비스 제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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