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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탐욕스런 악동들만 배출하고 있다"

스탠포드대 'MBA 무용론' 제기, 주가올리기만 가르쳐

'MBA(경영학 석사) 무용론'이 미국 하버드 대학과 함께 'MBA명문대'로 꼽히는 스탠포드 대학의 한 교수에 의해 제기되어 화제다.

미국의 분식회계 사태로 CEO(최고경영자)들의 도덕성과 신뢰가 땅에 떨어지면서 예비CEO들을 키워내온 MBA과정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이 가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MBA비판론자들은 그동안 MBA과정이 CEO의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성 대신에 단순히 어떻게 하면 주가를 띄울 것인가라는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온 대목이 작금의 분식회계 사태의 한 요인을 제공했다며 전면적인 MBA 교육 커리큘럼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MBA 졸업장과 연봉은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MBA는 1908년 미국에서 개발된 2년 코스의 경영학 석사학위과정으로, 이 기간중 학비만 10만달러 이상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10만명의 MBA 학위자들이 미국시장에 신규 유입되고 있다. 또한 미국국제교육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00년 가을 현재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는 학생 중 14.4%가 외국에서 왔을 만큼 전세계적으로 MBA는 큰 인기를 누려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많은 경영학도들이 지금도 미국의 MBA 과정을 밟고 있다.

그러나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스탠포드 비즈니스스쿨의 제프리 페퍼 교수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MBA졸업장이 봉급이나 경력에 큰 효력을 발휘한다는 증거가 희박하다"며 'MBA무용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페퍼 교수는 지난 40년간 MBA 학위와 졸업후 받게 되는 봉급과의 연계성을 추적한 결과 '관계 없음'이라는 결과에 매우 놀랐다고 한다. MBA 출신을 가장 많이 채용하는 컨설팅회사와 투자은행들의 내부조사를 보더라도 MBA 학위가 없는 직원도 대우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MBA 커리큘럼이 일반의 기대치와는 달리 '귀중한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에도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MBA 인증기관인 AACSB의 최근 조사결과를 보면 MBA 졸업생들은 "대인관계 능력이 경력을 쌓아가는 데 가장 유용한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술을 가르치는 데 합격점을 받는 MBA 과정은 전체의 6%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A의 최대장점은 수업과정에 자생적으로 귀중한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는 사실은 페퍼 교수도 인정하고 있다. 또한 명문MBA 졸업장은 기업들이 탐을 낼 만한 보증수표이기도 하다. 스탠포드의 동료 교수 찰스 오라일리는 "명문MBA출신은 똑똑하고, 야심만만하고, 기업경영에 전력투구한다는 인정을 받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MBA,'탐욕스런 악동'들만 양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문제되고 있는 대목은 MBA의 '도덕성 교육' 부재다.

아스펜 연구소가 2천명의 MBA학생을 조사해 올초 발표한 결과를 보면 MBA는 자칫 '탐욕스런 악동'을 배출할 위험도 안고 있다. 아스펜 연구소에 따르면, 학생들의 가치관이 MBA과정을 밟는 중에 변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MBA 과정이 끝날 무렵에는 고객의 요구와 품질보다는 주주가치(주가)를 더욱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정석대로 주가를 높이면 별 문제이겠으나, 무조건 주가를 높이는 쪽으로 경영을 할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사실은 현행 MBA 과정에 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가 충돌할 때 균형을 잡아주는 보다 구체적인 경영모범사례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MBA과정을 오랜 기간 비판해온 맥길대학의 헨리 민츠버그 교수는 최근 자신의 논문을 통해 현행 MBA과정의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그는 "경영은 실제 경영을 해본 사람들에게만 가르쳐야 한다"며 "특히 학습과 함께 자기성찰의 기회도 제공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1백대 기업 중 4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MBA출신인 현실에서 하버드 MBA 출신으로 최고경영자가 된 19명 중 10명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 요컨대 자신의 기업이 파산하거나 직장을 잃었다는 것이다.

민츠버그 교수는 "1975년에 하버드 MBA과정을 마친 가장 유명한 인물(조시 W.부시 미국대통령)은 과연 어떤 운명이 될지 지켜보자"고 냉소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부시대통령은 10년전 기업인 시절에 분식회계에 연루된 의혹을 사고 있으며, 현재의 미국 분식회계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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