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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시작된 '시장의 대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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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시작된 '시장의 대보복'

시티등 미금융주 폭락, 개혁 거부한 기술주도 폭락

마침내 '시장의 보복'이 시작됐다.

엔론등 부실기업의 분식회계에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시티그룹, J.P.모건 등 미국대표 금융주들이 대폭락하고,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의 비용처리 등 투명성 개혁을 거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첨단기술주도 급락 회오리에 휘말려든 까닭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장의 법칙을 파괴하거나 시장의 요구를 거부하는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보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티그룹, J.P.모건, 의혹 제기후 23%나 폭락**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의 간판급 금융기관들이 엔론의 분식회계 조직적으로 관여됐다는 의혹이 대두되면서 금융주들이 폭락했다.

세계 최대 금융복합기업인 시티그룹의 주가는 이날 15.73% 폭락하며 전일에 이어 이틀동안 24% 가량 떨어졌다. 시티는 엔론에 비정상적인 금융기법을 제공, 엔론의 현금 흐름을 과대포장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시티에 대해서는 또한 23일 열린 미국 상원 상설 조사소위원회에서 엔론외에 3개 기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분식회계에 공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백64년의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 역시 엔론과의 분식회계 연루설로 주가가 18.11% 하락하며 이틀동안 23%나 주가가 밀렸다. 이날 주가는 96년이래 최저치이다.
J.P.모건은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조직적으로 엔론의 분식회계를 도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미금융주 폭락은 이제 시작에 불과"**

월가에서는 이같은 금융주 폭락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금융주의 폭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엔론,월드콤 등의 '기업부실'이 '금융부실'로 전가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IMF사태때 우리나라가 뼈저리게 경험했듯, 기업의 무더기 도산은 곧바로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금융주의 대폭락과 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이어졌다.

지금 미국은 지난 10년래 최대규모의 기업도산 회오리에 휘말려들었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이에 따른 피해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그 규모는 엄청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금융기관들의 뒤를 따라 미국 대기업들에게 대출을 해주었던 일본금융기관들은 이미 엔론 대출에서 1조원, 월드콤 대출에서 4천억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시티은행의 경우 지난 91년 중남미 대출 부실화로 사실상 파산했다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개입으로 가까스로 회생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월가에서는 시티그룹이 이번 사태로 제2의 파산사태에 직면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삼엄한 지경이다.

두번째는 시티그룹, J.P.모건 등 미국금융의 간판인 금융기관들이 분식회계라는 조직적 범죄에 깊게 연루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들의 신용에 치명적 타격이 가해져, 미국자본주의의 근간인 미국금융자본주의 자체가 통채로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들 금융기관은 엔론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피해를 본 주주들의 집단소송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이럴 경우 예상되는 천문학적 규모의 배상금 때문에 존립이 위태로운 극한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의 힘'을 우습게 알고 전횡을 일삼아온 미국금융의 공룡들이 시장의 대반격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투명성 개혁 거부한 첨단기술주도 폭락**

23일 뉴욕증시에서는 첨단 기술주들도 크게 떨어졌다.
이같은 기술주 폭락은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이들이 '시장의 개혁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는 대목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분석이 가능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인텔, 선마이크로시스템 등 미국의 첨단기업들이 스톡옵션의 비용처리 등 시장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워렌 버핏이 주도하고 있는 스톡옵션의 비용처리 등 투명성 개혁운동에는 GM,포드, 뱅크원, 코카콜라 등 미국의 전통기업들은 적극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유독 첨단기술 기업들만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할 경우 인텔의 경우 순익의 80%,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순익의 44%가 감소하는 등 실적이 대폭 악화되기 때문이다. 이에 이들 첨단기술 기업들은 시장의 투명성 개혁 요구를 정면거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이들 기업의 투명성에 대한 시장의 의혹도 나날이 증폭되면서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23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이 각각 3.91%, 4.66% 하락했으며 델컴퓨터와 선마이크로시스템은 각각 4.33%, 1.79% 떨어졌다. 시스코시스템즈는 3.70% 하락했도 주니퍼네트웍스는 8.00% 내렸다. 인텔도 2.43% 하락했으며 칩메이커 AMD도 3.21% 내렸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2.68% 하락했다. 노벨러스시스템은 6.16%,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KLA텐코도 각각 7.43%, 5.43% 하락했다. 루슨트테크놀로지는 무려 21.43%나 폭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주의 경우 실적호전 전망이 희미해지고 있는 데다가, 최근 분식회계 사태등에서 볼 수 있듯 '위장 거품'도 상당수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시장의 투명성 개혁 주문까지 거부함으로써 시장의 보복을 자초하고 있다"며 "그동안 미국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이들의 엔진이 꺼짐으로써 앞으로 상당기간 미국경제는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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