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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 때는 '트럼프 탄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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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 때는 '트럼프 탄핵', 가능할까?

美 하원 전방위 압박…트럼프 "우습다"

미국 하원이 '러시아 스캔들'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결렬시킨 한 원인으로 지목되며 향후 대화 재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미국 국내 정치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미 하원 법사위는 4일(현지시간) 백악관과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트럼프 재단 등 총 81개 기관 및 개인에 서한을 보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러시아 스캔들)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의혹 조사에 필요한 문서를 제출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서한을 받은 기관과 개인은 2주 내에 법사위에 응답해야 한다.

자료제출 대상에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 트럼프 기업집단 관계자, 대통령 인수위원회 관계자, 백악관과 정부의 전·현직 참모진들이 망라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를 비롯해 재러드 큐슈녀 백악관 선임고문,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다가 등을 돌리고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폭탄 발언을 쏟아낸 마이클 코언이 이름을 올렸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 등도 자료 제출 대상이다.

법사위는 러시아 스캔들과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 방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사업, 트럼프 대통령과 불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2명의 여성 사건까지 광범위한 조사를 할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는 사법 방해, 부패, 권력남용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우리는 정보를 수집하고 증거를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성명에 '탄핵'은 언급되지 않았으나 탄핵을 위한 증거 수집에 버금가는 전방위적 조사에 착수한 셈이다. 민주당은 제출받은 자료를 정밀 분석해 위법 여부를 검토한 뒤 청문회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을 지속적으로 몰아세울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이 광범위한 자료 요구로 트럼프 대통령의 부패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이래 가장 멀리까지 간 요구"라고 평가했다.

2020년 대선 겨냥 트럼프 흔들기, 탄핵 가능성은 낮아

트럼프 대통령이 맞이할 또 다른 정치적 악재는 조만간 제출될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다. 지난 2017년 5월 특검팀이 출범한 이래 22개월 간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파헤쳐온 특검 보고서의 파장에 따라 탄핵 이슈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와 트럼프 대선 캠프의 내통을 입증할만한 결정적 증거가 보고서에 담겨있느냐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모 증거가 나온다면 민주당은 부결의 부담을 안고서라도 탄핵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측근의 일부 위법 행위에 그치면 탄핵 발의를 위한 정치적 명분으로는 부족할 전망이다.

특검 보고서가 어디까지 공개될지도 관심이다. 보고서의 공개 여부와 공개 범위는 법무장관이 결정한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가능하면 많은 부분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전면 공개 약속은 하지 않았다.

이처럼 마이클 코언 청문회 이후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전방위 압박이 거세지면서 탄핵론이 거론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탄핵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코언이 폭탄 발언을 쏟아냈던 하원 청문회도 정치 논란을 증폭시키기는 했지만,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탄핵 발의는 무리수라고 보고 있다. 하원이 과반 찬성으로 탄핵안을 의결해 상원으로 넘기더라도 상원의 탄핵 의결정족수인 3분의 2를 채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상원은 공화당(53석)이 민주당(47석)보다 의석수가 많다.

'트럼프 흔들기'의 정치적 효과도 입증되지 않았다. 각종 정치적 논란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고정 지지층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방송이 2월 말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1월 조사 결과보다 3%포인트가 오른 46%였다.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한 응답자도 41%였다. 재선에 성공한 전임 대통령들(오바마 전 대통령 45%, 조지 부시 전 대통령 52%, 빌 클린턴 전 대통령 36%)이 재선을 2년 앞둔 시점에 얻은 지지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역대 대통령 누구보다도 스캔들과 추문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민주당이 고삐를 죄는 정치 공세가 실제 여론에 파괴력 있는 영향력을 미친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내통은 없었고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며 "(의회)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이 모든 조사가 범죄 증거를 찾기 위한 것이지만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의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않으니 우습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하원 장악을 토대로 한 민주당의 공세는 내년 대선을 향한 총공격의 시작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 등 대외 이슈에 몰입하기 어렵도록 하는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다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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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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