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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서 칼럼] '작당'해야 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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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서 칼럼] '작당'해야 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이용섭 광주시장이 반드시 가봐야 할 도시 '리옹'

‘작당하다’라는 말이 있다. 대개 ‘작당’은 안좋은 의미로 사용하지만 꼭 그렇게만 생각하고 싶지 않다. 작당은 한자어로 ‘作黨’이라 쓰는데 이는 한 패의 무리를 이룬 경우를 말한다. 이런 사례는 정치적 견해가 같은 사람들끼리 당을 만드는 결당(結黨)과 같은 의미이다.

정당은 국민을 위해서 정치적 봉사를 하려고 모인 사람들이다. 정치에 대한 이념이나 정책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하는 단체를 말한다. 그 정치적 이상은 무엇일까. 그것은 분명 행복한 국가, 잘 사는 국가일 게다.

우리나라 정치판을 보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말로 행복한 국가를 위해 정치적 견해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만든 정당인지 의구심이 든다. 결당하여 만든 정당에 속한 이들이 선거철만 되면 그 이면에 숨겨져 있던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들은 선거철만 되면 투표권을 가진 국민들에게 고개를 조아린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리저리 철새처럼 정당을 옮겨 다니는 일들이 다반사이기도 하다. 당선만 되면 그날부터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권력을 행사한다. ‘갑질’을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당 역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당이란 게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들이 하는 일은 겉으론 국민을 위한다지만 내실은 그렇지 않다. 국민을 위한 척하는 그 일들은 대부분 자신의 표를 얻어낼 수 있는 지역에 우리의 세금을 마구 쓰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다.

시내를 걷다보면 어느 지역에 얼마의 돈을 끌어왔다고 자랑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거나, 문자로 자신의 치적을 여러 줄 적어 그동안 수집해놓은 전화번호에 무작위로 보내기 일쑤이다. 그것을 본 사람들 가운데 ‘참 잘했어요!’하고 칭찬하는 이들이 몇이나 될 지 의구심이 든다.

그들 옆에서 선거를 도운 사람들은 어떠한가. 말이 좋아 ‘도운’ 것이지 사실은 그 다음의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이는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이 나라 온 국민들, 심지어는 작당을 했던 그들마저도 그렇게 알고 있을 게 분명하다.

선거를 ‘도운’데 힘을 보탰던 이들도 캠프에 있었다는 이유로 한 자리씩 차지한다. 그 자리도 눈에 띄어 여론의 뭇매를 맞는가 하면 눈에 띄지 않아 운 좋게 황금알을 쥔 사람도 있다. 어떤 자리이든 그 자리에 꽂아준 사람의 얼굴을 생각하든 아니면 지역을 위해서이든 월급 축내지 말고 헌신 봉사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어제 광주시의 한 간부공무원에게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제대로 만들기 위한 작당을 하자”고 말을 했다. 모든 일을 제치고 광주의 백년대계를 위해 머리를 모으자고 덧붙였다. ‘혁신적’인 생각, 자세,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이들로 정말 순수한 ‘작당’을 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랬다면 어떻게? 끊임없이 말하고 다니고 여기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모으는 일에 나서야 한다. 공무원 조직이 아니더라도 바깥에서 사람들을 모아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의 광주문화도시계획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광주시의 여러 공무원들을 만나는 자리마다 말을 해왔고 시에서 열리는 여러 위원회에 참여하여 이런 말들을 자주 하곤 했다. 대부분 ‘좋은 생각이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막상 현실에 반영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대학교수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분들은 그들의 테두리에서 해석하고 판단하다보니 융합적인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아니 안한다.

공무원은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옮기면 그만이고 교수나 전문가는 위원회에서 빠져버리면 그만이다. 그들의 의지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혁신’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이것이 늘상 반복되는 게 현실이다.

광주시장이든, 5개 구청장이든, 지역 국회의원이든, 시·구의원이든 못한다거나 할 수 없다고 대답하지 말고 제발 이것 하나만은 제대로 해보면 어떨까 싶다. 그것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의 모습을 보면 광주의 ‘권력자’들이 이에 대해서는 서로의 의견을 모으지 않고 있다.

광주의 방향성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사람들의 의견이 다를 것이다. 그렇다고 권력자들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눈 앞에 수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한 가지 방향이라도 잘해서 그것이 다른 방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본다면 어떨까. 혁신의 힘을 불어넣을 시범사업을 한 번 하나라도 제대로 했으면 한다.

1992년 스페인에서 제25회 바르셀로나올림픽이 열렸다. 프랑스 리옹의 미셸 느와르 시장이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참관하러 갔다가 우연하게 마음에 든 벽화를 보게 됐다. 이 벽화에 감동한 리옹 시장은 조안 클로스매튜 바르셀로나 시장에게 물었다. “저 벽화를 그린 사람들을 소개해주시지요?”

클로스매튜 시장은 느와르 시장에게 “아니, 그들을 모르세요! 당신 도시에 있는 씨테크레아시옹이라는 벽화조합인데요.” 느와르 시장은 귀국하자마자 그들을 찾았다. 밤이 아름다운 도시, 빛의 도시라는 정책을 추진해온 느와르 리옹 시장은 빛에 의미 있는 벽화를 덧입히기 시작했다.

그는 리옹건축가협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몇 백 년 된 건물에 벽화를 요청했다. 오늘날 리옹에서 가장 유명하고 리옹을 벽화의 도시로 바꾼 시발점이 된 ‘대 리옹의 사람들’이다. 최초의 영화 제작자 뤼미에르 형제,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 등 리옹의 위대한 인물들 30여명이 그려져 있다.

벽화작업이 완성된 이후 리옹건축가협회는 물론 많은 시민들이 리옹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특히 느와르 시장은 1989년 ‘아름다운 밤의 도시’를 통해 리옹을 빛의 도시로 키워낸 장본인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선견지명은 탁월했다고 할 것이다. 25년이 넘은 지금 리옹을 찾는 관광객이면 반드시 들려야 할 정도로 관광명소가 된 곳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방향성을 작당하기 위해 찾아야 할 여러 도시 가운데 빛과 벽화의 도시 리옹은 이용섭 광주광역시 시장이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라고 권고한다. 도시 변화의 방향을 혁신적으로 가고자 할 때는 이를 이끌어가는 뛰어난 지도력이 필요하다. 이럴 때 정주영 회장의 말씀이 생각난다. “해 보기나 했어?” 이를 인용한다면 필자는 이렇게 말한다. “가 보기나 했어?”

▲빛과 벽화의 도시 프랑스 리옹에서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방향성을 찾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사진은 1993년에 완성된 리옹의 '대 리옹의 사람들' 벽화 ⓒ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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