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기 입은 文대통령, 만세 운동 재현

광화문 광장서 제100주년 3.1절 기념식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이 국민 1만5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1일 촛불 집회의 상징인 광화문 광장에서 열었다. 검정 두루마기를 입은 문재인 대통령은 만세 운동 재현 행렬에 동참하고, 유관순 열사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만세 운동 재현 행렬에 참석한 시민들은 각각 서대문, 보신각, 경복궁 안에서 세 갈래로 나뉘어 광화문으로 모였다. 희고 검은 한복을 입은 시민들은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행진했다. "함께 만든 100년, 함께 만드는 미래", "국민이 이끌 나라", "대한민국 만세"라고 적힌 깃발이 뒤따라왔다. 행진 도중에는 <레 미제라블>의 주제가인 '민중의 노래'가 울렸다.

검정 한복을 입은 문 대통령은 '국민 대표 33인'과 함께 경복궁을 통해 광화문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걸어왔다. 전세계 교포들이 국·한문 혼용체를 한글로 바꾼 '독립선언서'를 읽은 영상이 상영됐고, 이어 무대에 오른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마저 읽어나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관순 열사의 유족에게 1등급 훈장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하는 등 포상을 진행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이 열린 광화문 광장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100년 전 오늘엔 남과 북도 없었다. 만세의 함성이 전국 곳곳 들불처럼 펴져나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신한반도 체제'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는 한편, 전날 제2차 남북 정상회담 협상 결렬에 대해서는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화 운동에 색깔론을 덧씌우는 것을 '친일 잔재'라고 규정하면서 청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조용히 박수만 치던 객석에서는 문 대통령이 "비무장지대에 생태 평화 관광을 하든, 순례길을 걷든 자연을 보존하면서도 남북한 국민의 행복을 위해 공동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부터 환호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여야 5당 지도부도 참석했다. 황교안 신임 자유한국당 대표는 눈을 감고 있다가 문 대통령이 '변형된 색깔론도 청산해야 할 친일 잔재'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청중이 박수를 치자 눈을 뜨고 함께 박수를 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오후 12시부터는 7대 종단이 운영하는 전국 사찰, 교회, 향교 등 종교 시설에서 동시 타종 행사가 이뤄졌다. 타종에 맞춰 광화문에 모인 국민 1만5000명은 '대한민국 만세' 삼창을 했다. 천안 독립기념관, 독도, 마라도 등에서 모인 사람들의 모습도 실시간 영상으로 광화문 광장에 상영됐다. 공군 비행단 '블랙 이글스'가 광화문 하늘에 숫자 100을 그리며 지나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립의 횃불 출정식'을 통해 청년들에게 횃불을 전달했다. 3월 1일 광화문에서 시작한 '독립의 횃불'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 11일까지 전국으로 이어진다. '독립의 횃불'이 출발한 광화문 광장 인근 대형 빌딩에는 진관사 소장 태극기(1919년),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태극기(1923년, 1940년), 김구 서명문 태극기(1941년),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1945년), 현재 태극기 등이 걸렸다.

2018년 3.1절 기념식은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서도 검정 두루마기를 입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독립문까지 행진하고 만세 삼창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