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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딜레마, 부통령 체니도 분식회계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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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딜레마, 부통령 체니도 분식회계 연루

'핼리버튼' 부정회계 의혹, 중간선거 위기감 확산

연일 터져나오는 미국기업들의 분식회계 스캔들로 미국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가 급락하며 미 경제가 크게 흔들리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라디오 연설에서 자신이'자유시장 수호자'로서 '기업의 사기꾼'들에게 철퇴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시는 "몇몇 고약한 사람들 때문에 자유시장체제 전체가 더럽혀질 수는 없다"며 "기업 순익을 허위로 작성해 금전적 이익을 취하려는 기업 고위임원들의 작태를 저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는 특히"부정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들은 다시는 기업의 고위직을 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그러나 지난 30일(현지시간) 부시의 이같은 연설을 전하면서 "불행하게도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제2인자(딕 체니 부통령)를 포함시키는 발언을 했다"고 꼬집었다. 부시대통령이 기업들의 사기행각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의 주변부터 청소해야 한다는 비아냥이다.

이같은 비아냥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 중에 딕 체니 부통령이 95년부터 2000년 7월까지 회장 겸 최고경영자로 있었던 거대 석유회사 '핼리버튼'도 끼어있기 때문이다.

핼리버튼은 세계 제2위의 석유시추업체. 뉴욕타임스는 문제의 핼리버튼이 98년 회계관행 변경을 통해 건설비용 등 1억달러 이상을 매출로 부풀렸고, 이같은 변경 사실을 1년이 넘도록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당시 핼리버튼의 회계감사를 엔론 사태로 파산한 아더 앤더슨(현재의 앤더슨)이 맡았다는 점도 부정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톰 대슐 의원도 지난달 초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자유방임정책이 기업 부정회계 사태를 만들었다"고 지적한 후 딕 체니 부통령이 최고경영자를 맡았던 핼리버튼 등을 문제 기업으로 열거하기도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요즘 부시가 기업 부정회계에 대한 자신의 단호한 의지를 연일 피력하는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주식회사 미국'의 위상이 잇딴 회계 부정으로 흔들리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공화당의 친(親)기업적 노선이 기업들의 잇단 부정의 토대를 제공했다는 민주당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정치적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연말 국회의원 총선에서 공화당의 참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시의 이런 계산에도 불구하고 회계 스캔들이 증시는 물론 소비자 및 기업 투자 심리까지 위축시킬 수 있어 부시는 이번 파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가 92년 재선에서 패한 것은 경제 부진에 적극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면서 이번 분식회계사태로 인해 부시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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