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이하 현지 시각)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이용해 하노이에 도착했다. 다소 피곤한 기색은 있었지만 그는 취재진들을 향해 여유롭게 손을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착 직후 숙소인 JW 매리어트 호텔로 이동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사전에 하노이에 도착해 정상회담 준비를 해온 실무 담당자들과 회담과 관련한 최종 점검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27~28일 일정으로 1박 2일 동안 진행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찬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만찬에는 미국 측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북한 측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이 만찬에서 짧은 대화를 주고 받은 뒤 '친교 만찬'을 함께한다고 덧붙였다.
아직 만찬 장소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북미 양측의 의전 실무팀이 점검했던 오페라 하우스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인근의 메트로폴 호텔이나 영빈관(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 등도 거론되고 있다.
만찬 이후 다음날인 28일부터 양 정상 간 본격적인 회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양측이 28일 여러 차례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28일 회담 장소는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로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진행됐던 1차 정상회담과 유사한 방식의 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서 북미 양측은 오전에 단독회담을 가진 뒤 이어 확대 정상회담과 오찬, 산책, 공동성명 서명 등의 일정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 정상이 두 번째 만나는 만큼, 지난 1차 정상회담 때의 산책과 같이 배석자 없는 만남을 더 오랜 시간 동안 가질 수도 있다.
또 지난해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했으나 회담의 결과에 따라 양측 정상이 같이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다른 국가들이 정상회담을 할 경우 양 정상이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양 정상이 함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서는 회담에서 적잖은 성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공동 기자회견 실현 여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북미 양 정상이 지난해 '당일 치기' 정상회담을 가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1박 2일로 늘어나고 접촉 횟수도 늘어난 만큼 상당한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측은 이번 회담을 준비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두고 협상을 벌여왔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영변 핵 시설 폐기 및 추가적 조치에 대한 미국의 제재 완화가 거론되는 가운데 양측이 어떤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기 전 27일 오전 11시 주석궁에서 응웬 푸 쫑 베트남 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이후 정오에는 정부 건물에서 응웬 쑤언 푹 총리와도 회담을 가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 이후 베트남을 떠나지만, 김 위원장은 이후에도 베트남에 남아 '공식 친선방문'일정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당국이 오는 3월 2일까지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정차했던 베트남의 동당역 통행을 금지함에 따라 김 위원장이 2일까지 베트남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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