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큰 욕심을 냈다. 광주다운 문화도시를 내세우는 새로운 디자인의 아파트 건축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도시이미지는 지역주민의 삶에 드러나는 향기로운 모습과 함께 시각적으로 보이는 건물디자인이 얼마나 지역성을 반영하고 미래가치를 드러내는 가에 달려 있다고 한다.
문제는 아파트 비율 80%에 육박하는 광주의 획일화된 ‘성냥곽’같은 모습에 이 시장의 요구대로 광주에 건물을 짓는 건축사는 물론 건축주들이 어느 정도 받아들일 것인가이다.
일단 광주시는 25일 시청 접견실에서 이용섭 시장,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 회장, 대한건축사협회 광주광역시건축사회 회장과 만나 광주지역 공동주택의 디자인과 안전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이 시장이 획일적이고 병풍화된 광주지역 주택 디자인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부 디자인을 강조하다보면 내부 면적 효율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건축주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고 형식적인 시늉만 낼 우려도 있다.
더욱이 이번 협약은 아파트 디자인만 강조하고 일반 건물 디자인은 언급을 하지 않았다. 건축주택과에서 이 협약을 주도하다보니 다른 건축부서와 협치가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왕 협약을 하는 김에 아파트는 물론 주택과 빌딩 등 일반 건축물에도 디자인을 강조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시가 오는 7월까지 용역을 통해 공동주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연말까지 건축위원회 심의기준 등 제도 정비 등을 한다고는 했지만 그 역시 ‘건축전문가’들만 참여할 경우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일반 건축물도 포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또 연구용역과 심의기준 등에도 광주다운 문화도시의 디자인을 반영하기 위해 문화예술 관련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다움을 담은 디자인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혁신적 마인드가 필요하며 특히 주거공간이 시민들의 삶이 되고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집단지성의 힘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의 욕심대로 디자인건축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번 협약이 형식적인 ‘사진찍기’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시의 건축관련 부서부터 건축심의위원회, 경관심의위원회의 역할은 물론 건축조례의 혁신적인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에를 들면 인근 건축물과 다른 디자인이거나 색상을 반영해야 하고 문화도시 특성을 살려 반드시 일정 규모 건축물이나 아파트에는 문화공간이 설치되어야 한다는 등이다.
최근 지역문화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100뮤지엄운동에 아파트와 대형건축물이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하면 문화도시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주택부문 전수집계 결과 광주지역 아파트 비중이 77.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다보니 획일적인 아파트만 지어져 도시미관을 크게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협약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만이 아니라 일반 빌딩에도 반영해야 도시 전체의 풍광을 바꿀 수 있는 문화도시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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