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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행태는 산적이 통행료 뜯는 식"

'블래터 부패'로 FIFA 후원기업들도 등돌려

국제축구연맹(FIFA)의 부패 및 블래터 회장의 비리와 관련한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그동안 FIFA를 후원해온 다국적기업들도 관계를 정리하려는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02 한일월드컵에 각각 2천8백만 달러를 투자한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등 다국적 기업들은 월드컵 후원사가 되는 것이 '블래터 회장과의 유착의혹'에 연루돼 오히려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FIFA를 후원했던 기업들이 2006년 독일 월드컵 때까지 FIFA의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후원사로 참여하지 않겠다며 블래터 회장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외형은 UN을 능가하나 운영은 구멍가게 수준**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블래터가 재선에 성공했지만 그의 비리 혐의가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블래터는 친인척 연루, 뇌물수수, 장부조작 등 부실 기업경영의 전형적 구악을 망라하는 행태로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특히 2002 한일월드컵의 입장권 해외판매 대행사로 블래터의 친척이 운용하는'유령기업'같은 영국의 바이롬사를 선정한 것과 관련, 유럽언론들은 "유럽의 세계적인 스포츠마케팅사들이 근본도 모르는 바이롬사를 선정한 FIFA의 결정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제스포츠마케팅업계에서는 FIFA가 외형상으로는 UN을 능가하는 회원국을 보유한 세계적 단체이나 그 운영실태는 구멍가게 수준이라는 신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FIFA의 행태는 산적이 통행료 뜯는 식"**

한 국제적 여행업체 대표는 "FIFA가 월드컵 주최기관으로서 하는 일은 산적이 통행료를 뜯는 방식에 비유될 수 있다"면서 "거대한 악덕 국제이벤트회사가 남의 나라를 이벤트 장소로 삼아 온갖 이권을 챙기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산적 논법'에서 보면, 정식 직원 숫자가 몇 명에 불과한 바이롬 선정 등 FIFA의 계약들이 밀실 안에서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월드컵 본선 경기를 앞두고 FIFA관계자들이 월드컵 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갖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행태가 이해되기도 한다.

FIFA의 실무를 총책임지고 있는 미셸 젠-루피넨 사무총장이 블래터 회장의 온갖 비리를 폭로하는 문서를 작성해 FIFA 본사가 있는 스위스 법정에 고발하기까지 한 것은 스위스 검찰에서조차 "오죽 했으면..."이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다.

때문에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한 블래터가 젠-루피넨 사무총장을 "이번 월드컵이 끝나는 즉시 해임하겠다"고 공표하고 임원들의 고발장도 압력을 넣어 취하시켰지만, 스위스 검찰은 자체적으로 블래터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블래터의 3대 비리 의혹**

블래터 회장이 저지른 비리 중 상당한 근거를 가진 것으로, 현재 드러난 것들만 해도 다음과 같다.

우선 첫 번째로, 블래터가 98년 회장 선거와 관련해 대의원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소말리아축구협회장 파라 아도의 약점을 캐기 위해 전직 심판에게 2만5천달러를 집어준 혐의다.

두 번째는, 세계최대 컨설팅기업인 맥킨지사의 취리히 지사와 블래터 사이의 유착관계다. 이곳 지사장이 바로 블래터의 조카인 필리페 블래터로, 맥킨지 관계자에 따르면 필리페는 FIFA 관련업무에 형식적으로만 관여함에도 불구하고 맥킨지에 2000년 중반 이후 7백만달러 이상의 수주를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맥킨지는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자신들의 명예가 손상되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세 번째는, FIFA의 2000년도 회계감사를 담당했던 세계적 회계법인 KPMG의 연루의혹이다. KPMG의 회계사의 증언에 따르면, FIFA는 200년과 2006년 월드컵 대회에서 발생할 미래의 수입을 담보로 1억9천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해 이를 수입으로 장부에 계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FIFA 이사회에서 이를 알고 자체 조사를 하려했지만 블래터가 이를 막았다. KPMG도 FIFA의 회계가 문제가 많다면서도 회계감사 결과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는 이 때문에 "KPMG는 FIFA에 대한 부실감사는 물론, 자신들의 고객인 독일기업들에 대한 부실회계 의혹도 받고 있어 '엔론사태에 연루된 제2의 앤더슨컨설팅' 꼴이 될 것이 틀림없다고 꼬집고 있다.

***블래터의 전횡으로 FIFA 5억달러 손실**

이 잡지는 블래터 회장에게 치명타가 될 의혹은 바로 이처럼 엉터리인 FIFA의 부실회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FIFA는 2001년 5억1천9백만달러 매출에 4천5백만달러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앞으로 열릴 월드컵 대회 수익에서 2억2천3백만 달러를 끌어다 놓았을 때의 얘기다. FIFA측도 내년에 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젠-루피넨 사무총장은 블래터의 전횡으로 FIFA조직은 약 5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블래터의 경영상 전횡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블래터는 FIFA의 마케팅 대행사인 스위스 ISL과 독일의 키르히미디어에게 미국 중계권을 2억2천만 달러에 팔았다. 그러나 입찰에 참여한 AIM사는 1억 달러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었다.

블래터가 "AIM은 믿을 수 없는 업체이기 때문에 배제했다"고 주장했지만 젠-루피넨은 정작 부도가 난 것은 ISL과 키르히라고 반박했다.

블래터는 2006년 월드컵의 유럽지역 마케팅권을 독일 EM.TV & 머천다이징에게 주었다. 그러나 마케팅업계에서는 현재 월드컵 마케팅업체이자 스타워즈 등 블록버스터 영화의 마케팅사로 관록을 자랑하는 CPLG을 제치고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는 EM.TV를 선택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EM.TV는 마케팅분야에서는 전문성이 없는 회사"라며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블래터가 점증하는 내외의 비판세력과 자신의 개인 비리 등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가 버티고 있는 한 이런 문제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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