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와 영국 등이 인도ㆍ파키스탄 지역의 자국민 철수에 들어간 가운데, 전세계가 인류역사상 최초의 핵전쟁이 발발할 것인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1일(현지시간) 파키스탄과 인도 현지 르포기사를 통해 이 지역의 핵전쟁 가능성에 관한 심층분석을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인도의 뉴델리ㆍ봄베이ㆍ캘커타, 파기스탄의 카라치 등 초토화**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정작 당사자인 인도 뉴델리의 주민들은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으며 '놀라울 정도로 태연자약하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불과 4년전에 핵실험을 단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때문에 주민들이 핵전쟁 공포에 대한 인식이 희박한지 모른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방의 시각은 다르다. 서방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인도는 50~1백개, 파키스탄은 30~45개에 달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양국 군사당국은 상대방의 주요 도시 상공에 핵탄두를 떨어뜨릴 수 있는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핵전쟁 발발시 인도의 뉴델리, 봄베이, 캘커타가 핵폭격 대상도시로 꼽히고 있으며 파키스탄에서는 카라치, 라호르, 이슬라마바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핵전쟁 발발시 초래될 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 국방부 정보관계자에 따르면, 핵전쟁이 전면적으로 일어나면 1천2백만명이 즉사하고 7백만명이 부상당할 것이다.
반핵운동가이자 <일촉즉발의 서남아시아>라는 책의 공동저자인 프라풀 비드와이는 "뉴델리와 파키스탄 주민들이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눈앞에 사상최악의 위기가 닥쳤음에도 그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 파키스탄보다 재래식 무력 2배 우위**
인도정부는 "파키스탄 통치하에 있는 카슈미르 일부 지역에 이슬람 반군의 훈련기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 지역에 대한 군사공격을 단행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인도 정부관계자들은 현재 파키스탄이 핵전쟁 불사 운운하나 실제 양국간 전쟁은 '단기간의 비핵 전쟁'으로 한정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고 있다. 설마 파키스탄이 핵무기를 쓰기야 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군사전문가들은 파키스탄보다 군사력이 강한 인도가 카슈미르 침공을 시작하면, 파키스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긴장하고 있다. 인도는 1백20만명 이상의 정규군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파키스탄의 정규군은 65만명 정도다. 또한 전투기 보유 숫자도 인도가 파키스탄보다 2배 이상 많으며 탱크, 고사포, 구축함 등에서도 앞서고 있다.
군사력이 우위에 있는 인도 정부는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는 않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국가존망이 걸려있다고 느낄 때는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그러나 설령 인도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곧 보복공격에 나서 파키스탄의 모든 주요 도시들을 궤멸시킬 핵탄두를 충분히 갖고 있는 만큼 감히 파키스탄이 핵 선제 공격을 펴지는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지도부만 무사하면 국민 수천만명이 죽어도 상관없다?**
그러나 서방 외교관들은 인도 군당국의 주장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쟁이란 극한상황에서 사람들이 항상 이성적으로 행동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인도와 파키스탄 간에는 '만일에 일어날 실수'를 교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미국과 구 소련 사이에는 핵미사일 발사에서 목표지 도달에 이르기까지 30분의 여유가 있었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간에는 핵무기 발사에서 도달까지 8분도 걸리지 않는다. 군최고통수권자 사이의 핫라인도 지난 몇 개월간 사실상 끊긴 상태다.
그러나 인도 국방부 대변인은 금주초 "방공호 하나당 30명을 96시간 동안 핵공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공호들을 대대적으로 건설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정부와 군 관료들에게 방공호가 제공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핵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도부만 무사하면 일반 국민들은 수천만명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의 논리다.
이같이 '위험한 논리'가 존재하는 한, 핵전쟁 발발의 위기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 인도ㆍ파키스탄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불안어린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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