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2월 임시국회의 개회 전망이 여전히 시계제로다.
지난달 19일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야 4당의 요구로 소집된 1월 임시국회가 17일로 종료된 데 이어 2월 임시국회도 여야의 극한 대치로 사실상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
길어지는 국회 파행 탓에 각종 민생 법안은 수북이 쌓인 채 계속 잠만 자고 있고, 선거제 개혁 논의도 멈춰 섰다. 올해 들어 국회 기능이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는 일단 2월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데에는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국회 대표단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만큼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함께 이번 주 초 회동,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종 현안에 대한 여야 간, 특히 민주당과 한국당 간 입장차가 너무 커 합의에 이를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은 '김태우 폭로' 의혹 특별검사 도입,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국정조사,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자진 사퇴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손 의원 관련 국정조사의 경우 국회의원 전반에 대한 이해충돌 실태 조사와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고, 나머지 요구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실형 선고,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 논란 등으로 정국은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국회 정상화를 어렵게 하는 악재가 잇따르는 양상이다.
여기에 '빅 이벤트'인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개최되고, 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27일로 예정된 만큼 2월 임시국회에 대한 관심도도 낮아진 상태다.
따라서 2월 남은 기간 여야 간 냉각기를 거친 뒤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 있게 돈다.
민주당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2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생 과제가 너무 많이 쌓여 있어 최대한 2월 임시국회 소집을 위해 노력하되, 안되면 3월 임시국회를 열어 입법과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여야의 극적 합의로 국회를 조기에 정상화할 수도 있다. 국회 공전 장기화는 여야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민생·개혁 입법이 시급한 상황이고, 한국당은 '국정 발목잡기'라는 역풍을 피하기 위해 국회 가동이 필요하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의 경우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 관철 차원에서 국회 정상화가 절실하다.
민주당은 사립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과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을 위한 '임세원법', 탄력근로제 확대 관련 법안, 체육계 폭력 근절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등을 중점 입법과제로 꼽고 있다.
한국당 역시 주요 경제 현안 해결을 위해 서둘러 국회를 열자는 입장이다. 다만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법안을 처리하려면 특검과 청문회, 국정조사 등 야당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는 "1월 임시국회에 이어 2월 임시국회마저 안 열린다면 국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안이 워낙 많고 경제도 너무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2월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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