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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택배는 '항공'이 대세?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화물전용항공기 사들이는 중국 물류회사

중국 후베이(湖北)에는 '순펑(顺丰)국제공항'이라 불리는 공항이 있다. 순펑은 중국에서 택배를 받아 본 사람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물류회사이다. 물류회사인 순펑이 아시아 최초 항공물류허브를 만들겠다는 대담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약 610억 위안(10조 5000억 원)의 거금을 투자하여 75㎢ 규모의 국제 항공 물류 허브 공항을 건설하는 것으로 화물항공기 전용 공항, 물류 운송기지, 산업단지 구축이 계획되어 있다. 아시아 최초 항공 물류 허브 공항으로써 과연 물류와 항공 화물 운송의 결합이 순풍에 돛을 단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화물전용항공기로 익일배송 시대 꿈꾸는 중국

중국 물류 시장은 2018년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전자상거래의 급속한 발전은 중국 물류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더욱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정보화 등과 같은 기술과 물류의 융합은 물류 산업을 보다 현대화하고 효율적으로 발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스왕스이(双十一) 당일 톈마오(天猫)의 물류 주문서가 10억 건을 넘어섰다. 이제 중국 물류업계의 경쟁력은 10억 건의 주문을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배송처리를 완료하는지가 관건이다.

더 빠른 배송으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중국 물류 업체들은 앞 다퉈 화물전용 항공기를 구매하고 있다. 항공운송은 곧 '빠른 배송'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8월 기준 중국 항공회사의 화물수송기 수량은 대략 225기 정도이다. 그 중 대륙 항공회사가 보유한 화물운송기가 164기, 홍콩·마카오·타이완 항공회사가 보유한 화물운송기가 61기이다.

화물전용 항공기를 보유한 항공사 중 순펑항공의 화물전용항공기 보유수량이 47기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우정(邮政)항공이 약 33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궈타이(国泰)항공, 화민(华民)항공, 궈훠(国货)항공 등도 화물운송기를 갖추고 있다.

한편, 물류 업체가 아닌 중국 유통 업체의 항공 물류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다. 전자상거래의 '큰 손' 알리바바 마윈은 지난해 8월 "10년 안에 중국에서 모든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8시간 내에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온라인 쇼핑회사인 징둥(京东)은 2018년 10월 18일 베이징에서 "2018 징동 물류 글로벌 스마트 공급망 네트워크 포럼"을 개최하고 세계 최고의 물류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이러한 각자의 목표를 당성하기 위해서는 항공운송은 필수요건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 간 화물항공기 선점에 대한 경쟁도 만만치 않게 치열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이들 업체가 직접 화물항공기를 운영하게 된다면 향후 중국의 물류시스템은 또 다른 형태로 발전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류업 발전을 위한 정책 완비

중국 물류 기업이 항공 물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물류의 핵심이 시간적 효율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가의 항공 물류 산업 발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를 더욱 촉진했다. 2010년 중국민간항공국은 항공화물 운송 시스템의 발전이 민간항공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중국 국무원도 2013년 이래 민간항공산업 발전과 지역의 민간항공 발전에 관한 정책 방안을 제시해 오고 있다.

2018년에는 물류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하여 민항국(民航局)은 '항공물류업발전 추진에 관한 통지의견'(关于促进航空物流业发展的知道意见)을 발표하고 △항공물류발전 규율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 △항공자원배분의 최적화 △항공물류정보화 수준 향상 △서비스 품질 및 효율 증대 △화물운송보안관리 강화 △표준화건설 및 녹색발전 추진 △융합발전 추진 혁신 △통계 및 평가 관리 체계 개선 가속 △시범사업의 실시 등 9가지 주요 임무를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무인자동차 운송체계 발전의 우호적 환경 마련을 위해서 '무인자동차 시험업무 심화에 관한 통지'(关于深入推进无车承运人试点工作的通知)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서 기술과 물류가 융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물류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하여 택배업에 관한 전문 행정법규인 '택배잠행조례'(快递暂行条例)도 실시되었다. 본 조례는 문앞 배달 거부를 법규위반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사생활 보장을 위하여 택배를 함부로 검사하거나 사용자의 정보 누설에 대해 엄격한 처벌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본 조례는 택배 분실에 따른 배상규정도 함께 포함하고 있어 물류업을 현대화하고 보다 성숙하게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 할 수 있다.

낙관할 수 없는 항공물류업의 미래

이러한 중국 항공 물류 발전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에서는 배송시간 단축을 목적으로 항공 물류의 몸집만 키우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항공 물류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단축하기 때문에 오늘 주문하면 내일 택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고속도로망의 발달로 창산쟈오(长三角), 주산쟈오(珠三角), 징진지(京津冀) 등 3대 경제권역 내에서는 굳이 항공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이미 익일 배송이 가능해졌다. 고속도로망을 이용하면 션전(深圳)에서 베이징(北京)까지도 3일 이내에 택배 배송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이유로 시간을 단축한다는 항공 물류의 이점이 더 이상은 장점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우려는 통계상으로도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급속하게 발전한 2017년도 전국 화물운송량이 2007년 대비 107.2% 증가했고, 고속도로 화물운송량도 124.4% 성장했다. 하지만 민간항공 화물운송량 성장은 75.6%에 그쳤다.

물론 항공 물류의 성장률이 낮은 것이 아직 항공 물류 체계 및 제반 시설이 제대로 갖추지 못 한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속도와 운송비를 모두 감안한다면, 고속도로 및 고속철도의 발달은 향후 항공물류업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항공 물류는 국제공항이 기반이 되는 전자상거래 산업을 배후산업으로 함께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중국 물류는 아직까지 70% 이상을 고속도로망을 활용한 배송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항공 물류 산업은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중국 물류 기업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위협요인을 감안하여 단순히 덩치만 키울 것이 아니라 효율적 시스템, 자동화 기술 등의 제반 시설 강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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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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