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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주가 대폭락, 하이닉스 헐값매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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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주가 대폭락, 하이닉스 헐값매각 위기

S&P 등급하향, 26달러밑으로 떨어지면 한푼도 못받는 꼴

세계 양대 신용평가기관중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최근 하이닉스를 인수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기업신용등급을 하향조정, 주가가 급락하면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이크론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하이닉스 매각대금을 현금이 아닌 마이크론 주식으로 받기로 한 국내 채권단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론 주가가 26달러 밑으로 떨어질 경우 국내채권단은 마이크론으로부터 한푼도 못받고 오히려 신규대출을 해줘야 하는 처지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S&P의 마이크론 신용등급 하향조치는 하이닉스 매각에 대한 국내 소액주주 및 노조, 일부 채권단의 헐값 매각 반대 움직임을 한층 가속화시키는 결정적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S&P, 하이닉스 인수하면 마이크론 늪에 빠질 것**

S&P는 23일(뉴욕 현지시간)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반도체와 메모리부문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마이크론의 신용등급을 사실상 하향조치했다. S&P는 마이크론의 현행 등급인 'BB-'등급은 조정하지 않았으나 이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 이는 하향조정의 전 단계로 사실상 하향으로 볼 수 있다.

S&P의 애널리스트 브루스 하이먼은 "이번 계약이 실현될 경우 마이크론은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생산업체가 되지만 인수작업은 마이크론에게 적잖은 시간적, 물질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신용등급 하향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마이크론이 인수하게 될 하이닉스의 7개 공장도 향후 엄청난 설비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S&P는 또 "이번 조치는 최근 반도체업계의 유동성과 함께 지난 2월말 현재 4억6천만달러의 부채와 15억달러의 유동성 등 마이크론의 재정상황도 함께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S&P의 조치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의 주가는 전날보다 1.15달러(4.89%)나 급락한 29.39달러에 마쳐 하루만에 3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22일 마이크론 주가는 MOU 체결 소식 및 모건스탠리 증권의 투자등급 및 목표주가 상향조정으로 전일 종가보다 4.7% 올랐었다.

모건스탠리 증권의 존 크로스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 인수 MOU 발표 직후인 22일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의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조정하는 한편, 목표주가도 55달러로 높여 잡았었다.

그러나 하루만에 S&P가 정반대 전망을 내놓으며 마이크론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함에 따라 마이크론 주가는 전일 상승분보다 큰 폭의 급락세로 반전됐다. 시장이 모건스탠리 전망보다는 S&P 전망을 보다 신뢰하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마이크론주가 26달러 밑이면 채권단 사실상 한푼도 못받는 셈**

이처럼 S&P가 마이크론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함에 따라 마이크론 주가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하향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마이크론 주가는 최근 52주동안 최저 16.39달러까지 떨어졌었다.

문제는 하이닉스 주가가 계속 급락할 경우 하이닉스 채권을 갖고 있는 국내채권단의 부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데 있다.

하이닉스 채권단을 대표한 이덕훈 한빛은행장과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이 20일 마이크론측과 하이닉스 매각대금을 현금이 아닌 마이크론 주식으로 받기로 가계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그것도 현재 주당 29달러 수준인 마이크론 주식을 35달러로 계산해 받기로 했다.

따라서 마이크론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채권단이 받게 될 매각대금은 격감할 것이며, 이에 따른 채권단 부실도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만약 마이크론 주가가 26달러 밑으로 떨어진다면 국내채권단은 사실상 마이크론으로부터 한푼도 못받는 결과가 되며, 도리어 추가부담을 져야할 궁지로 몰리게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마이크론 주식의 시가에 관계없이 주당 35달러로 계산하기로 양측이 합의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하이닉스 주식의 90%를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모임인 '하이닉스 살리기 국민운동연합회(의장 오필근)'는 23일 성명을 통해 '정부와 채권단은 더이상 국민을 오도하지 말고 역사에 커다란 과오를 남길 수밖에 없는 헐값매각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양해각서상 하이닉스 메모리부문 매각대금은 지난 19일 주가인 29달러 50센트 기준으로 32억달러에 불과하다"며 "최소 1백20억달러의 자산평가를 받고 있는 메모리 부문을 이처럼 헐값으로 매각한다는 것은 시장원리에 입각한 거래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특히 32억달러로 매각하면 채권회수율이 3%에도 못 미치며, 마이크론 주가가 26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채권회수는 고사하고 오히려 추가부담을 져야하며, 마이크론에 대한 15억달러의 신규대출 역시 본사 보증이 아닌 국내 하이닉스 자산을 담보로 하는 것이어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닉스 매각성사 가능성 불투명**

하이닉스 채권단은 오는 29일께 전체 채권단회의를 열어 하이닉스 매각 MOU에 대한 동의를 얻어 본계약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매각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요건상 전체 주주지분의 3분의 1이상 참석, 참석자중 3분의 2가 찬성해야만 통과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하이닉스 주식의 90%를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 대부분이 현재의 MOU에 강력반발하고 있어 정상적 절차로는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채권단은 대출금을 출자전환시켜 매각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나, 이 과정에 주주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힐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또한 하이닉스 매입의 전제조건으로 하이닉스 메모리부문 종업원의 85%의 사전동의를 요구하고 있어, 현재 하이닉스 헐값매각에 강력반발하고 있는 노조와의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국언론들은 이같은 각종 암초를 고려할 때 하이닉스 해외매각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에 의심을 던지고 있다. 또한 S&P의 하이닉스 신용등급 하향조치로 마이크론 주주들도 하이닉스 매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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