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 비리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최규선 미래도시환경 대표가 청와대측에서 출국금지가 내려진 자신을 부산에서 밀항시켜 미국으로 도피시키려 했다고 주장,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김홍걸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법원의 출국금지 조치를 무력화시키는 '범죄행위'를 시도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 구속은 물론, 최고통수권자인 김대중 대통령까지도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동아닷컴(동아일보 인터넷 뉴스사이트)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최규선 대표는 19일 낮 서울 서초동 법원에서 진행된 영장 실질심사에서 "이번 사건이 불거진 직후 청와대 이만영 비서관이 나에게 전화해 '청와대 회의결과 밀항시키기로 했다. 부산에 준비해 놨다. 일단 미국으로 가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문제의 이만영 비서관은 대통령 가족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비서관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또 이날 변호사의 질문에 "나가라고 했는데도 안 나갔다. 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도 (나에게) 같이 나가자고 했는데 거절했다. 정정당당히 검찰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다. 이틀이나 설득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출국금지 전날 모 인사가 나에게 전화를 해서 일단 미국으로 가라고 했다. 그러나 난 죄 없어서 못 나간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비서관은 "지난 11일께 친구인 최성규 특수수사과장이 사정비서관을 만나기 위해 청와대에 들어왔다가 내 사무실에 잠시 들른 적이 있다"며 "그러나 최규선씨에 대한 얘기는 일절 한 적이 없으며 최씨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억지"라고 반박했다.
그는 최규선씨는 3년전 쯤 국회에서 한번 만난 이후에는 일절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업무적으로도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최규선씨의 해외도피를 권유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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