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트리오(3홍) 고스톱을 아시나요?"
최근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흥미로운 물음이다. 이 물음 뒤에는 이른바 '3홍 고스톱' 치는 법이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홍트리오 고스톱은 여타 것은 일반 고스톱 방식과 동일하되 기존의 홍단 3점을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 홍트리오 고스톱에서는 홍단짝 하나만 먹어도 그 효과가 엄청나다.
먼저 홍단짝 하나를 먹게 되면 상대방이 먹은 패 모두를 싹쓸이해올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이 또다른 홍단짝 하나를 먹게 되면 이전에 먹었던 사람의 패 또한 모두 빼앗아오게 된다.
이렇게 해서 홍단 세짝을 모두 먹어서 홍단을 하게 되면 상대방 패 모두를 가져오고 게임은 자동으로 끝나며 상대방은 자동으로 쓰리고에 피박, 광박을 쓰게 된다. 이어 승자는 다음 세 판까지는 승패에 관계없이 돈을 내지 않는다.
요즘 유행하는 최신 고스톱이니 여러분도 한번 해보시길.
단, 분노한 상대에게 두들겨 맞더라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니 조심할 것. 혹시 힘 있고 빽 있는 아버지가 도와주면 어쩔지는 잘 모르겠다."
과연 이같은 신종 고스톱이 실제로 세간에서 행해지는지는 확인할 길 없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세태 풍자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 성 싶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고스톱을 치면 게임이 성사될 가능성이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트리오 고스톱'은 작금의 정치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과거에도 통치자들을 비웃는 각종 고스톱이 실제로 풍미했던 적이 적잖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5공 말기에는 '전두환 고스톱'이라는 것이 유행했었다.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대머리라는 사실에 착안해, 고스톱을 치다가 8광이 나오면 상대방의 패를 아무 거나 마음대로 가져오는 식이었다.
'노태우 고스톱'이라는 것도 있었다. "저를 믿어 주세요"라는 노태우 당시 대통령을 풍자한 게임룰로, 특정 패가 나오면 자신의 패를 모두 보여준 뒤 고스톱을 쳐야 하는 식이었다.
고스톱은 세태의 거울이다.
'1월 홍단은 김홍일, 2월 홍단은 김홍업, 3월 홍단은 김홍걸'로 상징되는 쓰리홍 고스톱이 말하고자 하는 세태는 안타까운 우리 정치의 24시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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