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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광부의 '눈물의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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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광부의 '눈물의 아리랑'

[알림] '독일 아리랑, 45년에 묻다' 展

'산업화의 역군'이라 칭송 받으며 한국을 떠났지만, 금세 기억에서 잊혀진 사람들이 있다. 박정희 정부의 인력 수출 정책의 일환으로 독일로 떠난 광부들이다. '조국'을 비롯해 아무도 그들을 기억하지 않는 현실이 서러워, 이제 70대 노인이 된 파독(派獨) 광부들이 스스로의 '애환의 역사'를 기록하고자 나섰다.

파독 광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독일 아리랑, 45년에 묻다' 전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16일부터 열린다. 한국파독광부총연합회와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주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기록되지 못한 역사'인 파독 광부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길 예정이다.

ⓒ박찬경

박정희 정부 시절이던 1963년부터 1977년까지 독일로 간 한국의 젊은이는 간호사를 포함해 총 2만여 명. 젊은 시절, 청운의 꿈을 품고 고향을 떠난 광부들은 3년 계약이 끝나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40여 년의 이국 생활을 보내다 어느새 모두 백발이 됐다.

가난했던 시절, 머나먼 이국 땅 지하 1000미터, 섭씨 40도가 넘는 갱도 안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살아온 그들이었다. 그만큼 애환도 컸다. 전시를 주최한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성규익 회장은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현실이 슬퍼, 우리 스스로라도 기록을 남기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사진작가 박찬경이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찍은 사진을 비롯해, 파독 광부들이 갱도에서 캐낸 석탄에 금박을 입혀 만든 박경주의 설치 작품, 파독 광부의 삶과 역사를 모은 아카이브 전시, 다큐멘터리 영상 등으로 구성됐다.

일 년 가까이 독일에 머물며 파독 광부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온 박찬경 작가는 "작업을 위해 조사를 하다가,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다룬 제대로 된 책이 없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파견 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이런 지경이니,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한국인의 태도가 어떠한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우리가 파독 광부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이제 시야를 국내에 들어온 이주노동자에게로 돌려야한다"며 "파독 한국인 노동자에 대한 존경은 한국 경제 건설의 신화로만 흡수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기억상실증과 무지, 배타적 민족주의에 대한 경고로 이어져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한 때 산업화와 경제 성장의 역군으로 '추앙'받았던, 그러나 이제는 "나를 기억해 달라"며 스스로의 삶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 파독 광부들의 '눈물의 연대기'. 전시회는 2월 1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며, 2월 5~11일 독일 에센의 파독광부기념회관으로 이어진다. 문의는 02-608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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