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 공무원들이 수년에 걸쳐 일·숙직 근무를 청원경찰과 하위직 9급 공무원 2~3명에게만 하도록 떠넘기는 등 하위직 공무원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지만 정작 상위급 공무원 당사자들은 모르쇠로 일관, 말썽을 낳고 있다.
고흥군 일부 공무원들에 따르면 상하수도사업소 공무원들은 하위직 9급 공무원과 청원경찰에게만 며칠씩 일직과 숙직 근무를 몇 년에 걸쳐 시키고 있지만 해당 사업소 소장은 "별거 아니다"는 반응을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공무원들은 일·숙직 근무를 서고 나면 다음 날은 쉬어야 하지만 쉬기는커녕 다음날 또한 일·숙직 근무를 연속해서 시키는 등 하루도 쉬지 못하게 하고 일주일 동안 많게는 4~6번까지 밤낮으로, 적게는 2~3일씩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고흥군 상하수도사업소에 근무를 하고 있는 청원경찰인 B 씨는 한 달에 평균 13일 최장 16번까지 일직과 숙직 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원경찰인 B 씨는 평일 근무시간에는 청원경찰의 업무가 아닌 상수도 수질업무, 요금업무, 징수업무, 부과업무 등 여러 일들도 함께해 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숙직 근무를 하면서 업무도 같이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게 공무원들은 1년 평균 쉬는 날(토·일요일 104일, 공휴일 16일, 공무원 휴가 21일, 합계 141일)로 한 달 평균 근무일은 18일이다.
한 달 평균 근무일 18일 중 B 씨는 3~4일 제외하고 나면 거의 날마다 일·숙직 근무를 한 샘이다.
특히 추석이나 설 연휴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일·숙직을 연속으로 연휴 끝날 때까지 했으며, 남들이 다 쉬는 공휴일이나 토·일요일은 하위직 직원 2~3명과 청원경찰인 B 씨가 도맡아 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 공무원은 “상급자 본인들은 일·숙직 근무를 기피하면서 하위직 공무원에게 시키면 하위직 공무원은 하는 수 없이 따라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상당수의 상하수도사업소 상위 공무원들은 하기 싫어하는 근무를 떠넘기는 일은 하루 이틀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일상처럼 벌이고 있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하수도 김 모 소장은 “형편이 어려워 본인들이 원해서 근무를 자청했다”며 “일·숙직을 하고나도 크게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변명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고흥군 주민 김 모 씨는“온갖 불법을 자행하면서 군민의 혈세를 좀먹는 공무원은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며 “‘원칙, 균형, 투명’을 군정 철학으로 모든 행정을 추진하겠다는 민선 7기 송귀근 군수의 의지가 허무한 메아리로 들릴 뿐이다”고 비난 했다.
한편 고흥군의 지난 2018년 초과 근무수당은 1시간당 5급 1만2984원, 6급 1만1074원, 7급 1만3원, 8급 8980원, 9급 8117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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