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으로 탄핵을 당하고 수감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는 유영하 변호사가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유 변호사는 7일 오후 <TV조선>과 인터뷰에서 황 전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을 챙기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수감 직후부터 허리가 안 좋으니 책상과 의자를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교도소 측에 몇번에 걸쳐 얘기했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수감 때도 책상과 의자가 들어간 걸로 알고 있으니 똑같이 예우를 해달라고 했지만 계속 반입이 안 됐다"고 말했다.
책상과 의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인 2017년 7월 21일에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유 변호사는 말했다.
유 변호사는 또 "황 전 총리가 친박이냐 아니냐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수 있다고 본다"며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가 인터넷에 뜨는데 그걸 몰랐다고 하는 것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 접견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도 밝혔다. 유 변호사는 "(황 전 총리의 접견 신청이) 몇 차례 있었지만 대통령이 거절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유도 말했지만 제가 밝힐 수는 없다"고 했다.
역시 당권 주자인 홍준표 전 대표가 "박근혜 석방 운동을 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유 변호사는 "홍 전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서 '말로만 석방을 외치는 친박 세력보다 법률적·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지만, 어떤 도움을 줬느냐"며 "일관성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기본적으로 좋지는 않다. 그러나 위독하다거나 몸무게가 39㎏으로 빠졌다거나 하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변호를 맡았던 채명성 변호사가 자신의 책에서 밝힌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과정에서의 발언도 잘못됐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사람을 그렇게 더럽게 만듭니까"라며 흐느꼈다는 부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채 변호사가 당시 조사에 직접 입회하지 않았다"고 했다.
유 변호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제 기억에는 삼성 뇌물 관련 조사 도중에 박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기업 중 현안이 없는 기업은 없는데 모든 재단에 기부한 게 다 뇌물이냐. 내가 그런 더러운 짓을 하려고 대통령 된 줄 아시냐'고 격분했다고 한다.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과 어느 정도 교감을 가진 후에 이같은 발언을 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직접 발언을 하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워 짤막한 분위기를 전하는 방식 등으로 '신화'를 만들어내는 박 전 대통령의 '과거 정치 스타일'이 엿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변호사가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순 없다.
유 변호사의 이같은 '박근혜 근황 정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박 세력'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한국당 전당대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박 세력'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황교안, 홍준표 등 두 당권 주자에 대한 향후 당내 지지세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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