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지휘를 맡은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공연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재능기부로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 훈훈함을 안겼다. 레퍼토리는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곡들로 선곡했다. 소프라노 강혜정(계명대 성악과 교수), 한국무용가 이용희(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겸임교수), 대구시립합창단이 함께한다.
우선,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에서 서곡과 제3막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연주한다. 이 오페라는 바빌로니아의 왕 나부코의 이스라엘 침략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일제의 압제에 시달렸던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1842년 발표 당시 이탈리아 역시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었고,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감동과 희망, 용기를 주며 애국심을 고취시켜 큰 성공을 거뒀다. 서곡은 연주회용으로 독립해 자주 연주된다.
이어서 대구시립합창단과 이 오페라의 가장 유명한 곡이자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들려준다. 바빌로니아의 노예가 된 히브리인들이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강제노동과 폭압 속에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희망을 노래하는 합창곡이다. 발표 이후 오늘날까지도 이탈리아 민중의 애창곡이며, 베르디의 장례식 때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수천 명이 함께 이 곡을 노래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이날 소프라노 강혜정은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줄리엣이 부르는 빠른 왈츠풍의 아리아 ‘아! 꿈속에 살고 싶어라’, 그리고 지저귀는 새 소리가 들리는 듯 밝은 분위기의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쓴 '봄의 소리' 왈츠를 부른다.
공연 중반에는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을 들려준다. 1976년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우리 민족의 정서가 잘 녹아있는 민요 아리랑을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게 19세기 서양 낭만주의 음악 양식으로 편‧작곡한 곡이다. 특히, 이 무대에서 한국무용가 이용희가 아리랑 선율에 맞춰 춤사위를 선보인다.
공연 후반에는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송창식의 '내 나라 내 겨레'와 안익태의 '한국 환상곡' 중 주요 부분을 대구시립합창단과 하모니를 이뤄 들려준다. '내 나라 내 겨레'는 외국 번안곡이 아닌 우리나라의 진정한 조국 찬가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작곡되어 1971년 조영남이 부른 '동해의 태양'으로 최초 발표되었다. 이듬해 송창식이 '내 나라 내 조국'으로 제목을 바꿔 다시 발표했다.
피날레는 안익태 '한국 환상곡'의 하이라이트인 애국가로 마무리한다. 과거 국가(國歌)가 없던 시절, 우리는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의 곡조에 1907년을 전후해 전해지기 시작한 애국가의 노랫말을 붙여 부르곤 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안익태가 1935년 애국가를 작곡했고, 그 이듬해 한국 환상곡을 완성했다. 이후 1948년 8윌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안익태의 한국 환상곡 후반에 등장하는 애국가가 우리나라 국가(國歌)로 정식 채택됐다. 민족의 영광과 번영을 상징하는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대한, 대한, 화려 강산 만세'를 노래하며 우렁찬 합창으로 이날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한편,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 2·28민주운동 등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힘을 모아 앞장섰던 위대한 대구시민정신을 되살려 지역민으로서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제고하고자, 2017년부터 매년 2월 21일부터 28일까지를 대구시민주간으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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