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당대회 앞두고 대구 표심 얻으려는 후보자들의 대구 방문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서문시장을 비롯한 대구의 전통시장들은 설대목과 맞물려 정치마당이 됐다.
한국당 대구시장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곽대훈 의원(달서구 갑)은 대구의 보수지역 텃밭 확인을 은근히 즐기면서도 시당위원장으로서 경고도 빠뜨리지 않는다.
곽 위원장은 황교안 전 총리가 대구에 왔을 때 축사를 반추하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당의 미래와 국가 장래 결정짓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 과정을 보면서 ‘한국당 믿고 맡겨도 되겠네’ 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를 선택하는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국당이 변했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는 과정이 전당대회다”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대구가 괜히 보수의 텃밭이 아니란 점은 한국당 책임당원 32만8천명 중 9만3천명이 대구경북지역에 있다. 28.5%다. 부산경남지역까지 포함하면 절반을 차지한다. 이러니 당 대표 후보들이 대구 경북의 민심을 얻지 않고서는 대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란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청와대와 여당에서 잇단 권력형 비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보수 텃밭의 의원들 역할이 지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의 권력형 정치적 비리들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지역 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시장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당원들도 있다.
당의 진로, 역할은 젖혀두고 당권경쟁과 제몫 찾기에만 나서는 모습에 지역민의 실망이 큰 것 같다는 질문에 곽 의원은 “중앙에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풀 생각은 않고 국민적 우롱을 받는 단식투정이나 하고 있다는 비난을 인정한다”며 국회를 열어 풀어야 할 것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비대위체제를 빨리 끝내고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지금 비대위 체제아래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당협위원장 교체, 특히 지역에서 일부 당협위원장의 교체는 납득할 수 없다. 이렇게 해서는 당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 실추된 당의 위상을 이제 겨우 추스르는 판에 다시 흔드는 꼴이다. 한국당 현역의원은 대구지역 12개 선거구 중 정태옥 의원의 복당으로 9명이 됐다"고 전한다.
그러나 당협위원장 문제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성걸 전 의원의 복당 문제와 김규환 의원의 동구 입성 문제 등 조직문제도 산적해 있다는 것도 그는 인정한다.
전당대회에서 대구의원들의 역할에 대해 입을 열었다.
:대구 경북이 한국당의 중심이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지금 구심점이 없다. 지역 대표주자로 나선 주호영 의원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일부 여론이 있지만 친박세가 워낙 두드러진 지역이라 표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친박 문제에 대해서는 대표 주자들 모두 탈 계보를 주장하지만 언론에서부터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총리였던 황교안 전 총리가 나서자 황 전 총리와 인연이 있는 의원들이 줄을 서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당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당내에서 여러 차례 원내대표 경선을 비롯 투표한 결과로 미뤄보면 70% 정도가 친박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누가 스스로 친박이라고 말하는 의원은 없지만 언론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을 부인하지는 못한다고도 했다.
대구에서도 초선 대부분이 친박인 것이 지난 20대 총선 당시 나타났다. 암묵적으로 황교안 전 총리 당시 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이었던 추경호 의원이나 장관이었던 정종섭 의원, 청와대 수석이었던 곽상도 의원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곽대훈 대구시당위원장은 한국당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지금 비대위체제 탓을 했다. 특히 오거돈 부산시장이 가덕도 공항 건설을 들고 나오는데도 지역 의원들의 대응이 없다는 지적에 정종섭 의원과 바른당의 유승민 의원을 들먹이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선출되면 정상적인 당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 말한다.
걱정도 있다. “흠 없는 사람 없다. 내부 총질만 하지 말고 장점을 서로 추켜세워 당의 인물을 만들어야 한다. 전당대회는 대표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줘야 당에 힘이 실리고 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구시당의 활성화에 대해서도 “시당위원장을 맡으면서 조건을 내걸었다. 무조건 한 달에 한 번은 만나겠다고 약속했다”며 “평시에 지역 현안을 챙겨 정부나 상임위에서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위원장부터 교체했다. 젊은 사람들을 12명이나 대거 등용해서 당을 젊고 역동적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내부 단속부터 하고 보자는 것이다.
현안을 챙겨 행정부 장관이나 행정부 관료들을 만나 현안을 해결하고 상임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장도 자주 만나겠다고 했다. “시장이 자기 필요할 때만 찾는 것 같다. 불편한 것이 있는지. 의원들이 매주 주말이면 대구 내려와 지역구 행사 하는데 필요하면 대구 시장도 함께 자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인다.
탄핵당시 의원직 사표 내자고 과감하게 건의하기도 했던 곽대훈 대구시당위원장은 초선의원 모임인 '새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계파 탈피를 강조하는 그는 당내 의총에서 여러차례 당의 개혁을 위한 목소리를 내도 힘이 실리지 않는다고 실토한다.
야당이니까 지역에서 국회의원 하기 더 좋다는 식의 패배의식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최근 지역의 한국당 지방의회 의원들의 일탈에 대해 “쇄신 과감하게 할 필요 있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믿게 된다. 한국당은 깨끗하지 못한 당으로 국민에게 낙인 찍혀 있다. 그러니 이런 문제는 선제적으로 과감히 해결해야 한다”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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