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알았다. 무엇이 옳은지를, 무엇이 맞고, 무엇이 마땅하고, 무엇이 당연한지를. 무엇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무엇이 해야할 것인지, 무엇이 부끄러움이고 무엇이 죄인지를...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를 그는 다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알았을까 우리는. 알던 길대로 걸었을까.
어쩌면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그것에서 파생된 일들은 위안부 대 일본 정부라는 단순한 프레임의 전쟁 범죄로만 생각할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인간과 인간의 일, 존엄과 존중의 문제, 국가와 개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문제로 여길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작다고 해도 우리의 일상에도 다른 누군가에게 저지르는 잘못들이, 소수자와 '피해자'들에게 행해지는 냉대와 편견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전쟁의 그것과 일상의 그것이 그리 멀지 않음을 그는 알고 있지 않았을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이와 같은 일들이 그저 '과거'에만 파묻혀 있지 않아야 할 이유다.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은 숙제를 남기고 떠났다. 1일 오전 노제와 영결식이 서울 광화문일대에서 열렸다. 1000여명의 시민이 소녀상 소녀의 얼굴로 자리를 메웠다. 그 풍경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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