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 ‘빅2’ 재편 움직임에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발끈했다.
조선업위기로 침체에 빠진 거제지역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31일 현대중공업그룹이 산업은행과 은행이 보유 대우조선 지분의 투자를 유치해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에 합의하고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가운데 노동계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심상찮다.
이날 오후 대우조선해양노동조합(이하 대우노조)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의 일방적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반대하고 나섰다.
대우노조는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다” 며 강력투쟁을 경고했다.
신상기 대우노조위원장은 "매각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현재 산은과 현대가 밀실야합 중이다. 대우노조는 묵과하지 않겠다. 매각이 투명하고 분명하게 진행돼야 하지만 지난 3개월전부터 물밑작업이 진행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 한다"고 밝혔다.
대우노조는 일방적 밀실매각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매각의 조건으로 ▲동종사 매각반대 ▲당사자(노동조합) 참여 보장 ▲분리매각 반대 ▲해외매각 반대 ▲투기자본 참여 반대 등 6가지 원칙을 내걸었다.
대우노조는 설 연휴가 지나면 대의원 회의 등을 거쳐 현대중공업 노조와 공동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중당도 이날 오후 논평을 발표했다.
민중당 거제시위원회는 “대우조선의 구성원도 모른 채 자본주도로 일방적인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사태를 심각한 노동자들의 고용위기 상황으로 보고, 현 매각을 주도한 산업은행과 자본을 규탄한다” 고 논평했다.
대우조선 노조위원장 출신인 성만호 거제시위원장은 “지난 4년 동안 노동자들의 힘겨운 고통분담을 통해 정상화 되어가고 있는 대우조선에, 현재 진행 중인 매각 논의는 직영노동자 하청노동자를 가리지 않고 더 큰 구조조정의 광풍으로 나타날 것” 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조선업 관련 협력업체의 노동자들은 그 피해규모가 상상 이상일 수도 있다. 또한 얼마 전까지 세계적인 조선업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에 심각한 위기로 작용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고 염려했다.
민중당은 “대우조선 전체 구성원의 고용안정을 지켜내고, 거제시민의 경제적 위기를 막아내기 위한 투쟁에 전 당력을 집중하고 연대해 싸워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거제지역 시민단체들도 “조선 회생을 기대하는 한 마음으로 어려운 시기를 버텨왔는데 대우조선이 매각 될 경우, 사업규모 축소는 불 보듯하다. 위기에 빠진 거제경제를 다시 반토막 내는 꼴” 이라며 대응입장을 밝히고 있다.
KTX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관광산업 발전 기대에 들떠 있던 거제지역 민심이 대우 매각 소식으로 급속히 가라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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