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로 예고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곧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30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에 "김정은을 곧 만나길 기대한다. (북미 간 협상에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라며 "비핵화의 제대로 된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과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 (핵)실험도 없고 유해들이 송환되고 있으며 인질들이 돌아왔다. 이전 행정부 말기에는 매우 끔찍했고 나쁜 일이 일어나려고 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전 정부가 하지 못했던 일을 자신이 해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예정대로라면 북미 정상회담의 시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언급 없이 이같은 원론적인 이야기만 또 다시 꺼낸 배경을 두고 미국 정보 기관들의 의회 청문회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날인 29일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1년 넘게 하지 않았고 핵 시설 일부를 해체했다고 밝히면서도 "북한은 핵무기와 생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함께 청문회에 참석한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역시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우리와 대화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우리 외교의 최종적인 목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공개하고 이를 해체하도록 평양을 설득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 기관들의 이같은 평가가 나오자 <에이피> 통신은 "미국 정보 기관들이 북한 핵 포기에 대한 의구심을 다시 보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에 대해 김정은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데, 코츠 DNI 국장은 비핵화에 상충하는 북한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 기관들의 북핵에 대한 평가가 미국 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 트위터를 통해 위와 같은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9일 미국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오는 2월 4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판문점에서 북한의 카운터파트와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실무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북한 측에서 누가 나올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새로운 카운터파트라고 알려진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가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방송 CNN 역시 30일 비건 특별 대표가 다음주에 북한 측과 만나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양측이 이 협상에서 공동선언 초안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CNN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북미 간 고위급회담과 실무협상 등에서 진전된 사안은 없었다고 밝혔다.
방송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방문했을 때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에 대한 계획에만 집중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으로부터 평화협정 약속을 얻어내기 전까지 아무런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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