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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入世' vs '韓國入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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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入世' vs '韓國入中'

세계체제 3극에서 4극으로 재편

‘중국입세(中國入世)’
지난해 11월10일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직후 중국정부가 각 부처에 필독하라며 내려보낸 7백80여쪽 분량의 두툼한 <WTO협정문본(協定文本)>이라는 지침서 표지에 쓴 문구이다.

“중국이 세계로 들어간다.”
무서운 말이다.

***中國入世, 3극체제에서 4극체제로의 재편**

‘중국입세’는 세계경제 역학지도의 본격적 재편을 의미한다.
기존의 세계경제질서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의 3극체제였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중국의 대약진으로 이 기존 질서가 빠른 속도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중국입세가 본격화하고 유럽연합이 단일통화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2002년은 이같은 세계질서 재편이 구체적 실체를 드러내는 한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재편의 골간은 ‘1+1+1’ 형태의 3극체제에서 ‘1+1+0.7+0.3’ 형태의 4극체제로의 전환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은 변함없이 1극씩을 차지하나, 일본은 1극에서 0.7극으로 축소되는 반면 0.3극만큼 줄어든 그 자리를 중국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만약 일본이 치열한 자기개혁을 단행하지 못할 경우 금명간 일본은 0.7극에서 0.5극, 0.3극으로 계속 쪼그라들고, 그 대신 중국이 0.3극에서 0.5극, 0.7극으로 급속히 힘을 키워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입세를 끌어갈 견인마 후진타오 체제**

중국은 이같은 질서개편의 가속화를 위해 몇 가지 비장의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대목이 올 연말로 예정된 중국지도부의 과감한 세대교체이다.
중국 정부는 올 11월에 열리는 제16차 공산당대회에서 장쩌민(江澤民)-리펑(李鵬)-주룽지(朱鎔其)로 대표되는 70대의 제3세대 지도그룹 시대를 마감하고, 후진타오(胡錦濤.59), 원자바오(溫家寶.59), 쩡칭홍(曾慶紅.62) 대표되는 50대후반~60대초반의 젊은 제4세대 지도그룹 시대를 개막할 예정이다.

특히 이 가운데 후진타오는 국가주석직을 맡아 ‘젊은 중국’의 약진을 견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후진타오는 중국최대 명문인 칭화대학의 엔지니어 출신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중시하면서 외교.국방에서는 더없이 단호한 대중화(大中華)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이같은 지도부 개편외에 각 부처 및 지방정부의 지도부를 40대로 전면교체하는 동시에, 그동안 공산당 입당이 불가능했던 사영기업가와 자본가, 벤처기업가들도 당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경제대국화를 선도하고 있는 이들 젊은 기업인을 당으로 끌어들여 당의 에너지를 극대화, 중국이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2002년 ‘말의 해’에 중국을 견인해갈 ‘선도마(先導馬)’들인 것이다.

중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동남아지역을 중화경제권으로 흡입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11월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자유무역협정(FTA) 실무협상을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은 여기서 배제됐다. 아시아 1천대 기업 가운데 5백17개와 3조달러의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화교를 끌어들이기 위한 구체적 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중국은 내수인구만 17억명에 달하는 세계최대 거대 생산.소비시장으로 도약한다.
‘중국입세’라는 표현이 무서울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중국입세의 대응수는 韓國入中**

국내에 투자협상차 와 있는 중국의 여류기업인 윈 메이슌(尹美順) 선양건진실업유한공사 부사장은 중국의 대약진에 한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나름대로의 소견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중국은 최소한 앞으로 2010년까지 약진을 계속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성장에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2010년까지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중국은 더 이상 오늘의 중국이 아닐 것이다.
이때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한국인들이 들으면 기분 나쁜 이야기겠지만, 솔직히 말해 중국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인구 4천여만명의 자그마한 나라에 불과하다. 아직은 중국이 한국에서 배울 기술이 일부 있다고는 하나, 곧 따라잡을 수 있는 정도의 격차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한국에게 남아있는 선택은 하나뿐이다. ‘한국입중(韓國入中)’이다. 중국시장으로 들어가는 것뿐이다.”

‘한국입중’의 절박성과 불가피성을 이미 대다수 국내 기업인들은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의 경쟁적 중국 러시와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지금 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쯤 중국어를 모르면 취업이 힘들 것”이라고 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말은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경제적 분기점을 극명히 말해주는 명언이라 할 수 있다.

***한국입중의 두가지 전제조건**

그러나 한국입중 전략은 이에 따른 부작용을 극복할만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는한 치명적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중국 러시에 따른 산업공동화(産業空洞化), 고용공동화(雇傭空洞化)이다. 중국으로 산업과 고용이 이동되는 만큼 국내에서 신산업과 신고용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하다. 나날이 경제규모와 고용이 줄어드는 ‘축소균형화’의 길, 문학적 표현을 빌면 ‘죽음에 이르는 병’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아울러 중국 지도부의 세대교체에 맞먹는 세대교체가 절박하다.
연말에 중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3김시대’는 끝날 것이다. 문제는 3김시대를 대신할 진정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인가이다.
세대교체란 단지 연령상의 노인세대에서 장년세대로의 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패러다임의 교체가 진정한 세대교체다.
2002년은 이런 면에서 한국에게 향후 5년, 10년후의 국운이 달린 ‘시험의 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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