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미銀, "신한보다 국민 선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미銀, "신한보다 국민 선호"

내년 은행합병의 최대 변수

신한, 한미은행 합병 하나, 안하나?
연말 금융가를 뒤흔든 최대 관심사중 하나이다.
이같은 궁금증에 대한 답은 한마디로 “언론이 너무 앞서갔다”는 것이다. 특히 한미은행은 신한은행보다는 국민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알려져, 벌써부터 내년도 금융계에 일대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의 28일자 ‘신한.한미은행 합병 합의’ 보도가 있자, 하영구 한미은행장은 그날 오후 직원들에게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당행이 마치 신한은행과의 합병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거나 이미 합의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본인은 합병에 대해 신한은행과 논의한 사실이 없으며 또한 대주주인 칼라일 컨소시엄으로부터 신한은행과의 합병과 관련해 어떤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전달받았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현재는 합병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원칙에 충실해 핵심역량을 증대시키고 코아 비즈니스(핵심사업)를 성장시켜 안정적인 수익성을 증대해야 할 때”라며 직원들이 동요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하행장의 이메일은 곧 각 언론사에 배포됐다. 공식 부인인 것이다.

***JP모건은 신한과의 합병 희망, 그러나 칼라일 생각은 달라**

그러나 이번 합병보도 파문을 접한 금융계는 갸우뚱해 하는 분위기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뭔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다.
문제가 된 매경의 보도 요지는 “신한은행과 한미은행이 합병이라는 대전제에 기본적으로 합의하고 합병을 위한 구체적 사안을 논의중이며, 최근에는 JP모건을 어드바이저 그룹으로 선정해 합병을 위한 구체적 쟁점을 점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작문(作文)’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한 구체성을 담고 있다.

본지의 취재결과, “신한은행과 한미은행이 합병이라는 대전제에 기본적으로 합의하고 합병을 위한 구체적 사안을 논의중”이라는 사실은 분명 오보다. 그러나 JP모건을 어드바이저 그룹으로 선정했다는 대목은 부분적으로 맞다. 단 양쪽이 JP모건을 어드바이저 그룹으로 선정한 게 아니라, 신한은행만이 JP모건을 어드바이저 그룹으로 고용했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이번 합병보도는 신한은행과 JP모건 쪽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JP모건이 합병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JP모건은 우리 한미은행의 최대주주인 칼라일 컨소시엄의 멤버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칼라일 펀드는 JP모건과 생각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JP모건은 신한은행과 한미은행을 합병시켜 투자수익을 극대화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JP모건은 또한 합병을 성사시킬 경우 상당한 액수의 어드바이스 피(자문료)도 받을 수 있다.

***칼라일은 내심 국민은행과의 합병 희망**

그러나 칼라일 펀드나 하영구 한미은행장의 생각은 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도 합병의 불가피성을 잘 알고 있다. 거대 국민은행이 일으키고 있는 미증유의 파장에 대처하기 위해선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게 이들의 생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티은행에서 자리를 옮겨온 하영구 행장은 내년도 3천억원 이상의 이익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럴 경우 한미은행의 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진다. 칼라일 펀드의 김병주 아시아본부장도 마찬가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하나 이들은 합병 파트너가 반드시 신한은행일 필요도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은행과는 지난해말 칼라일 펀드의 일방적 합병 파기로 다시금 대화를 재개하기 힘든 상황이며, 하나은행은 현재 제일은행 인수에 전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남는 곳은 신한은행 한 곳뿐이 아니냐는 게 일반적 관측이나, 하행장이나 칼라일 펀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즉 한국 최대우량은행인 국민은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김정태 행장은 지난해 12월말 주택, 국민은행 합병을 발표하기에 앞서 하나,한미,신한 등 각 우량은행과 주택은행간의 합병 가능성을 두루 타진했었다. 그러나 대다수가 김행장의 높은 ‘CEO 브랜드’를 부담스러워 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합병후 헤게모니를 쥐기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당시 한미은행의 최대주주가 된 칼라일 펀드는 주택은행과의 합병에 상당히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태라는 최고의 브랜드와 손을 잡을 경우 합병후 주가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김정태행장, 추가합병 나설 가능성 높아**

이런 전후 맥락에서 금융계는 한미은행이 합병 협상을 추진한다면 협상 파트너는 신한은행 한 곳이 아니라 국민은행까지 포함시키는 고도의 협상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로 한미은행 고위관계자들도 이같은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문제는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태도다. 김행장은 “지금은 주택,국민간 조직통합이 최우선 과제”라며 “추가합병은 아직 검토할 시기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승부사 기질이 강한 김행장이 과연 하나은행과 제일은행이 합치고, 신한은행과 한미은행이 합치는 ‘반(反)국민은행 전선’의 구축을 가만히 구경만 할까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즉 반국민 전선을 깨기 위해서라도 한미은행과의 합병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미은행을 둘러싼 합병논의는 주택.국민은행의 조직통합이 완료되는 내년 3월이후에나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한미은행이 과연 신한은행을 택할지 아니면 국민은행을 택할지는 현재로서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한미은행이 내년도 은행계 질서 재편의 키를 쥐고 있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