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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환율전쟁 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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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환율전쟁 발발

엔저 쇼크-최저 140엔까지 각오해야

“엔화를 따라가자니 주가가 폭락하고, 이를 무시하자니 수출기업들이 아우성이고....”
환율당국이 큰 고민에 빠졌다.

신흥시장 가운데 가장 경제회복이 빠를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지난 10월 봇물 터진 듯 몰려들며 주가상승을 견인해 왔던 외국인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이 최근 멈칫하고 있다. ‘엔저(低)’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엔저, 최악의 경우 140엔까지 각오해야**

일본 엔화는 18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해 1백27.47엔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대비 1백28.45엔까지 떨어졌고, 도쿄외환시장에서는 1백28.35엔까지 떨어졌다. 이는 98년 10월이래 최저치이다.
문제는 이같은 엔저 추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실물경제 방어를 위해 노골적으로 엔저 정책을 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본당국은 금융 불황의 여파가 실물경제로까지 번져 일본경제의 생명선인 수출기업체들의 수익성이 급락하면서 사상최초로 무역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에 직면하자, 엔저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엔저 정책을 취할 경우 주식 등 금융시장에서의 외국계투자자금 이탈 등 적잖은 부작용이 예상되나 우선 발등의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이다.

일본당국은 따라서 일본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회복되는 수준까지 엔저를 계속 밀어부친다는 방침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일본계 투자가는 “달러당 엔화환율이 설마 1백50엔을 넘기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필요할 경우 1백40엔대까지는 엔저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외국인투자자금 대거 이탈 위기 직면**

일본이 이렇게 환율정책을 바꾸자 곧바로 우리나라 원화환율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엔화와 연계한 환율정책을 펴왔다. 이른바 ‘10 대 1’ 룰이다. 엔화와 원화간 환율을 1엔에 10원으로 맞춰 조정해온 것이다.
이는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기업들이 국제무대에서 일본 수출기업들과 치열한 경합관계에 있기 때문에 택한 환율정책이다.

이 정책에 따라 엔저에 맞춰 원화환율을 내리다 보니 각종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우선 외국계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원화가 계속 절하될 경우 적잖은 ‘환차손’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저가 본격 시작되면서 국내주가는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입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물가가 계속 오르면 통화당국은 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되고, 이럴 경우 이자비용 증가로 기업들의 실물경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주식시장만 생각해 원화환율을 고수하다 보면, 수출업체들에 피해가 전가된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에 즉각적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들 업종은 극심한 반도체 불황속에서도 우리나라 수출경제를 견인해주고 있는 양대 기간산업이다.

때문에 현재 환율당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에서 명백한 환율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환율시장은 연일 출렁일 밖에.

***외국인투자자금 이탈 막는 환율정책 시급**

시장에서는 환율당국의 명쾌한 입장정리를 요구하고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환율당국은 과연 현시점에서 어디에 정책 우선순위를 둘 것인가를 명쾌히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내수가 우리 경제 회복의 견인차가 될 것인지 아니면 수출이 견인차가 될 것인지부터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계 투자가들은 그나마 한국경제가 다른 신흥시장보다 견조한 것은 내수경기때문이었던 만큼 정부는 내수 진흥에 효과가 큰 외국계투자자금 유입 차원에서 원화환율을 현수준에서 고수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정부가 때로는 외국계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엔화대 원화 환율이 9.85 대 1까지 간 적이 있다”며 “이제는 자동차와 조선 등 수출기업들도 더 이상 환율에만 기대지 말고 제품경쟁력으로 환율전쟁에서 살아남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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