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민간공원사업 우선협상대상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변경

“귀책사유 없으나 대승적으로 협조해달라” 이상한 해명 … 의혹 증폭

광주시가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에 대한 감사 및 제안심사위원회의 평가를 거치면서 중앙공원 2지구의 우선협상대상자인 금호산업(주)의 우선협상 지위를 취소했다.

이에따라 중앙공원 2지구의 우선협상대상자는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최종 변경됐다.

광주시는 금호산업(주)에게 지난해 12월 21일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처분 사전통지를 하였고, 금호산업(주)는 지난 11일 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시는 21일 지위취소를 최종 결정했다.

금호산업은 의견서에서 민간공원 특례사업 제안 공고 규정 위반, 평가 점수표 유출 등 절차적 문제와 감사위원회 월권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주시는 금호산업측이 제기한 의견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를 한 후 최종결정을 했다고 밝혔지만, 금호산업측의 우선혐상 지위취소에 대해 궁색한 해명을 내놓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정종제 광주시 부시장은 21일 우선협상대상 취소 발표에서 “일련의 과정은 우리 시의 평가오류를 바로 잡고 행정의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차원에서 이루어진 사항임을 널리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하면서 "이렇다 할 귀책사유가 없는 금호산업 측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하게 된 데 대해 죄송하다"며 “금호산업 측에서 대승적으로 협조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정 부시장의 발표 내용대로라면 금호산업 측에 잘못이 없지만 ‘광주시 입장을 생각해서 대승적으로 협조해 달라’는 행정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이상한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정종체 광주시 부시장이 2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금호산업(주)의 우선협상대상 지위 취소를 발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주시의 명료치 않은 우선협상대상자 변경 해명 때문에 시민사회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참여연대’의 활동가인 A씨는 “광주시와 금호산업, 그리고 호반건설 사이에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8일 민간공원 2단계 사업 5개 공원 6개 지구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으나 일부 탈락업체들의 이의 제기와 평가 과정의 불공정성, 선정 결과 사전 유출 등의 논란이 제기돼 특정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결과 일부 부적정한 내용이 사실로 확인돼 재평가를 통해 2단계 우선협상대상자 6곳 중 중앙공원 1지구와 2지구 등 2곳을 변경했다.

중앙공원 1지구 광주도시공사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자진 반납하면서 2순위인 한양이 선정됐고, 중앙공원 2지구는 우선협상대상자가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바뀌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참여자치21’은 지난해 12월 23일 성명서를 내고 "광주시는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 지 40여일 만에 중앙공원 1지구는 광주도시공사에서 한양으로, 중앙공원 2지구는 금호산업에서 호반으로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했다. 한마디로 행정의 전례가 없는 황당한 일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우선협상대상 지위가 취소된 금호산업(주)의 향후 대응에 따라 광주 민간공원특례사업은 또 한 차례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