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공회전하는 가운데, 정치개혁 시민단체들이 "더불어민주당의 꼼수"와 "자유한국당의 무책임"을 지적했다.
참여연대 등 전국 시민사회단체 580여 개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17일 논평을 내고 "국회 불신 여론을 이용해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날려버려선 안 된다"며 적극적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했다.
"민주당, 왜 선거제 논의를 어렵게 만드나?"
정치개혁공동행동은 특히 민주당이 '한국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며 제시한 세 가지 모델에 대해 "제도의 효과나 의미는 고사하고 그 내용조차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전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선거제도 관련 설명회를 갖고 △준연동제 (부분연동형제) △복합연동제 △보정연동제를 민주당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모두 의원정수 동결을 전제로 한 방안이다.
준연동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수를 정하되 절반만 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현행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복합연동제는 지역구 후보자가 얻은 득표율과 정당투표 득표율을 합산한 비율로 전체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보정연동제는 정당득표율보다 많은 의석을 얻은 정당에서 초과된 의석을 차감해 득표율만큼 의석수를 배정받지 못한 정당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김 의원이 제시한 세 가지 안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변용한 것이다. 지역구 선거에서 강세를 보이는 민주당은 순수 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하면 비례대표 몫이 작아질 수 있다고 판단, 연동 비율을 최대한 낮추려 해왔다. 그러나 의원수 동결을 전제로 이 방식들을 적용하면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있는 그대로 의석수에 반영하자는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가 크게 후퇴한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점점 어렵게 만들어 국민들의 관심이 멀어지길 바라는 것"이라며 "이 안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인지 김 의원에게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선거법 개정을 안할 수는 없고, 지금까지 누리던 기득권도 놓치기 싫으니 결국 원칙은 사라지고 꼼수에 가까운 안만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드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국당의 도농복합선거구제 주장... 금권 부패 정치 심화될 수 있어"
정치개혁공동행동은 한국당을 향해서도 "도농복합선거구제만 고집하면서 논의를 막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무책임한 태도도 더 이상은 두고보기 힘들 지경"이라고 일갈했다.
지난 10일 정개특위 1소위 회의에서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지역구 의석을) 한 석도 줄이기 힘들기 때문에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도농복합선거구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한국당이 주장하는 중선거구제가 대표성의 문제가 있고, 돈과 자원의 동원능력이 있는 거대 정당이나 지역 토호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며, 인물투표의 강화로 금권 부패 정치가 심화될 수 있어 반개혁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어떤 답을 가지고 있냐"고 했다.
정개특위 자문위원인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지난해 선거제도 개편 공청회에서 "과거 일본에서 오랫동안 중대선거구제를 시행했지만 돈선거, 파벌정치, 정치부패 등으로 이어져 중대선거구제를 폐기했다"고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간단하다. 민심 그대로 국회를 구성하라는 것"이라며 "지지받은 만큼 의석을 배분하고, 지역 대표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계층과 집단, 소수자, 약자까지 대표할 수 있는 비례의석을 두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