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친척과 보좌관 등 주변 사람들이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일대 건물들을 무더기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건물을 사들인 시점은 문화재 지정 이전으로, 현재는 건물 가격이 4배 가량 뛴 것으로 알려졌다. 손 의원은 문화재청을 감사하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이어서 사전에 취득한 정보를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15일 SBS 보도에 따르면, 손 의원과 관련된 목포 시내 건물은 모두 9채다. 손 의원 조카 명의로 된 3채,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인 문화재단 명의로 된 3채, 보좌관 배우자 명의로 된 1채, 보좌관의 딸과 손 의원의 다른 조카가 공동명의자인 2채 등이다.
이 건물들은 모두 지난해 8월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된 구역 안에 위치하고 있다. 매입 시점은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로, 1채를 뺀 8채가 문화재 지정 전이다.
23살인 손 의원의 조카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그걸 무슨 생각이 있어서 샀겠냐"며 "고모(손 의원)가 추천은 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목돈 여유가 없는 조카에게까지 1억 원의 돈을 줘가며 건물 매입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손 의원 남편이 운영하는 문화재단은 대들보나 나무 기둥이 잘 남아 있는 적산 가옥들을 매입했고, 손 의원 보좌관의 배우자는 5.18 민주화 운동 당시 목포 지도자가 운영했던 약국 건물을 사들였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건물 하나하나가 아닌, 거리 통째가 문화재로 지정된 국내 최초의 사례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은 재산가치가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낡은 건물은 리모델링 비용 전액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해주고, 상속세, 토지세도 50% 감면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손 의원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목포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지역을 돌면서 처음 가본 곳으로 버려진 집이 50%를 넘었다"며 "구도심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조합이 결성되고 있었는데, 제가 의견을 내서, (다른 사람과) 도와서 문화재로 지정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문화재 지정 과정에 문광위 소속인 손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으로도 볼 수 있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손 의원은 이어 "사람들이 아무도 안 가니까 증여해서 친척을 내려보냈다.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면 서울 박물관을 정리하고 목포에 내려가려고 했다"며 "땅을 사고 팔고 하면서 돈 버는 데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도는 모략이고 거짓말"이라며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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