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군의 차세대전투기 선정작업이 이달 내에 미국 보잉사의 F-15K를 확정하는 쪽으로 급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는 18일 “일각에서 국익 극대화를 위해 차세대 전투기 선정을 내년이후 또는 차기 정권으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당초 예정대로 이달내에 선정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 정부부처 중에서도 특히 팬텀 등 노후기종 문제로 고민이 많은 공군이 당초 예정대로 이번에 차세대전투기 선정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며 “선정 기종은 미국과의 방위시스템 통합성을 고려해 미국 보잉사의 F-15K쪽으로 잠정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보잉사 리셉션에서 만난 보잉사 관계자도 “전투기를 산다는 것은 냉장고를 사는 것과는 틀리다”며 “한국은 미국과 군사행동을 같이 해야 하는 나라인만큼 무기체제를 달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런 이유에서 차세대전투기 선정은 더 이상 연기되는 일 없이 당초 예정대로 이번에 F-15K가 선정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보잉사와 경합관계에 있는 프랑스 다쏘사측은 “아직 대세는 확정된 게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쏘사는 지난 15일 서울에어쇼 참석차 방한한 프랑스의 알랭 리샤르 국방장관이 김동신 국방장관과 만났을 때 김장관이 “협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점을 예로 들며, "공군은 조기 선정을 희망하고 있으나 국방부 등 정부입장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수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오는 21일께 중국 상하이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에서 열릴 예정인 김대중대통령과 조지 W.부시 미대통령간 양국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며 정부의 최종방침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APEC 참석에 앞서 16일 백악관에서 한.중.일 3국 기자들과 이례적으로 가진 회견에서 “상하이에서 김대중대통령과 두 번째로 만나 한반도 문제를 협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대통령이 햇볕정책 때문에 국내에서 곤경에 처해 있는 데 대해 “지도자는 모름지기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행동에 옮겨야 한다”며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부시대통령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지난번 김대통령과의 1차 정상회담때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에 은연중 부정적 견해를 표명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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