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의 겨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하지만 11일 시민단체와 함께 방문한 영주댐 부실현장은 곳곳이 파헤쳐지고 절개되어 있었으며, 겨울 찬바람에 잔뜩 얼어붙은 강은 마치 모든 생명의 숨이 멈춘 듯 보였다.
영주댐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1조 원을 넘게 들여 2016년에 완공되었으며, 현재까지 부실의혹으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특히 녹조문제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완공이 되었지만 현재까지 담수를 하지 못하며 총체적인 난관에 부딪친 상황이다.
먼저 내성천 상류지역의 모래차단댐에 도착했다. 댐 아래로 향하는 입구는 굳게 닫혀있었으며, 유리창은 흉물스럽게 뚫려 방치되어 있었다. 내성천보존회 황선종(52) 사무국장은 “지난해 폭우로 인해 불어난 강물이 댐을 월류하며 그 충격으로 진동이 발생해 유리창이 파손되었으며, 무엇보다 수자원공사가 강물의 월류 낙차를 제대로 염두에 두지 않고 댐을 설계해 발생한 문제다”고 주장했다.
또한 황 국장은 “모래차단댐이 설치된 장소는 내성천 본류와 용각천 지천이 합해지는 곳으로 과거에도 콘크리트 내매교 교각이 홍수로 인해 2번이나 유실된 곳으로 모래차단댐을 이 상태로 방치한다면 붕괴될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수변도로를 따라 절개지에 대한 문제점도 확인했다. 절개지 현장 도로 곳곳이 지반침하로 인해서인지 갈라지고 심각한 곳은 발이 들어갈 만큼 틈이 벌어져 있었다. 금탄 지역의 도로는 콘크리트 우수로가 두 동강으로 쪼개져 있었으며, 도로의 일부는 기울어져 서 있는 것이 불안할 정도였다.
그뿐만 아니라 수변도로 곳곳의 절개지는 대부분 암석이 아닌 모래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일부에서는 붕괴가 일어나고 있었다. 무엇보다 붕괴지점 위로 도로가 연결되어 있는 상황이라 사태가 심각해보였다. 현장은 붕괴의 위험성을 인지한 것인지 불안해 보이는 곳곳은 옹벽과 산사태 방지 작업이 되어있었다.
수변도로를 따라 동호교로 이동했다. 동호교의 도로와 연결되는 끝 지점에는 지반침하의 의혹으로 보이는 현상이 있었다. 도로면에서 5cm가량 다리부분이 내려앉아 차량이 지날 때 그대로 충격이 느껴졌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두고 과거부터 ‘영주댐 붕괴설’을 주장해온 서울대 김정욱 교수는 “영주댐이 건설된 내성천 일대는 모두 모래로 이루어진 지역이라 과거부터 여러 차례 댐건설에 대한 계획이 있었지만, 모래로 이루어진 특수한 지역이라 댐건설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2016년 완공된 영주댐에 담수가 이루어지고, 태풍이나 폭우가 쏟아져 담수량이 늘어날 경우 붕괴의 위험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영주댐은 철거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현장을 다녀온 내성천보존회 송분선(57) 회장은 “영주댐 건설사업의 총체적인 부실의혹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담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정도인데 만약 담수가 된다면 대부분이 모래로 이루어진 이 일대가 붕괴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에 대해 시민 모두가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송 회장은 “모래차단댐과 수변도로 뿐만 아니라 영주댐과 관련한 심각한 환경문제와 댐시설의 부실의혹 등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도 자료를 공유하겠다”며, “취재를 계속 이어가 달라”고 했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의 영주댐 관계자는 “영주댐과 관련한 수변도로(이설도로) 관리는 2017년 9월에 영주시청으로 모두 이관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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