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금융자산중 유사시 부실화될 위험이 큰 총문제자산(GPAs;Gross Problematic Assets)의 비중이 무려 25~40%에 달하는 것으로 미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의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같은 수치는 97년 외환.금융위기후 1백60조원대의 천문학적 공적자금을 투입한 금융 구조조정이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S&P는 지난 9일 발표한 ‘세계금융시스템 스트레스’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주요 68개국의 금융상황을 긴급점검했다. S&P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세계동시 경기침체로 피로감이 쌓여온 국제금융시스템이 9.11테러로 급속히 악화될 위험성이 크다는 판단아래, 위기도래시 어떤 나라들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가를 예측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존하는 부실여신과 위기도래시 부실화할 위험이 있는 여신을 합한 총문제자산(GPAs)의 비중에 따라 조사대상 국가들을 5~15%그룹, 10~20%그룹, 15~30%그룹, 25~40%그룹, 35~70%그룹 등 5개 그룹으로 분류했다.<표 참조>
우리나라는 이번 조사에서 25~40%그룹에 속한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와 같은 그룹에 속한 나라는 97년에 함께 외환위기를 경험한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최근 외환위기 발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브라질, 볼리비아 등 중남미국가, 재정위기가 심각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등이었다.
반면에 미국, 영국 등 서방선진국들은 최근의 9.11테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5~15%의 초우량그룹에 속했으며,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로 고통받고 있는 싱가포르와 홍콩도 10~20%의 준우량그룹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우려될 정도로 최근 경제상황이 심각한 아르헨티나나 필리핀, 올 들어 급속히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대만도 우리나라보다는 나은 15~30%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됐다.
S&P는 보고서에서 “전세계의 많은 은행 시스템이 계속해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다”며 “특히 90년대 문제점을 드러냈던 아시아국가들은 회복속도가 대단히 느리거나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한국, 필리핀의 경우 미미한 진전을 보였을 뿐 누구도 (위기의) 숲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여기에 일본과 태국이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S&P는 특히 지난 5년간 연간 7~8%의 고성장을 해온 중국의 경우 전체 대출의 절반이상이 수익을 못올리는 무수익여신(NPL)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며 아시아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을 경고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