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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425일 맞은 파인텍 고공농성, 협상은 재개됐지만...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파인텍의 홍기탁, 박준호 씨가 6일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어제(9일), 극적으로 5차 노사 교섭이 열렸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는 “직접 고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현장을 떠났다. 교섭을 중재 중인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노사 양측 모두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점을 안다"며 지켜보자고 말했다. 노사 양측은 오늘 오전부터 6차 교섭을 진행 중이다. '마지막 협상'이란 말까지 들린다. 결렬되면 당분간 교섭 재개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파인텍의 모회사 스타플렉스가 2015년 체결한 노사합의를 이행하지 않자 2017년 11월 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오늘로 425일째다. 지상 75미터 높이의 고공농성은 13개월간 이어지다 지난해 12월 27일 첫 노사 협상을 이끌어냈지만, 네 차례 열린 노사 교섭은 평행선을 그렸고, 4차 협상이 결렬된 지 3일만인 16일 굴뚝 위 농성자들은 단식을 선언했다.

425일째 굴뚝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두 사람은 한겨울에, 스스로의 생명의 총량을 줄여나가고 있다. 하늘엔 사람이, 그 밑엔 에어매트리스가 있다.


두 사람의 단식 이후, 굴뚝에서, 협상장에서 벌어진 풍경들을 기록했다. 8일 의료진이 올라가 확인한 두 농성자들의 건강 상태는 '혈압과 혈당이 매우 낮은 응급 상태'. 두 노동자의 목숨 건 고공농성이 아슬아슬하다.

▲ 425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홍기탁 전 파인텍 지회장이 단식 사흘째인 8일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단식 소식에 차광호 파인텍 지회장이 눈물을 보였다. 그는 2014년 경북 구미 스타케미칼 굴뚝에 올라 408일간의 고공농성을 벌였다. ⓒ프레시안(최형락)

▲ 농성을 알리기 위해 만든 배지가 녹이 슬었다. 고공농성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고공농성은 10일로 425일을 맞았다. 사진은 기자회견이 열린 7일의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 굴뚝 아래에 깔린 에어매트리스 ⓒ프레시안(최형락)

▲ 단식 사흘째인 8일 의료진이 굴뚝 위에 올랐다. ⓒ프레시안(최형락)





▲ 의료진의 판단은 '혈압과 혈당이 매우 낮은 응급 상태'였다. ⓒ프레시안(최형락)

▲ 농성 중인 굴뚝에는 연기가 나지 않는다. 연기가 몸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람이 불면 옆 굴뚝의 연기를 마시는 일은 흔히 벌어진다. ⓒ프레시안(최형락)





▲ 농성 중인 서울 열병합발전소의 굴뚝. 폭 80센티미터의 둥근 복도 형태의 공간에서 두 사람은 폭염과 혹한을 견뎌 왔다. ⓒ프레시안(최형락)

▲ 9일 밤 5차 교섭이 끝난 직후의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왼쪽)와 강민표 파인텍 대표 겸 스타플렉스 전무. 김 대표는 "직접 고용은 없다"는 말을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프레시안(최형락)





▲ 단식 이후 첫 노사협상을 이끌어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박홍근 의원. 그는 노사 양측 모두 막바지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9일 5차 협상 직후 송경동 시인과 이승렬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송 시인은 지난달 18일부터 단식 중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굴뚝 계단. 홍기탁과 박준호가 이 계단을 오른 것은 2017년 11월 12일 새벽 4시 30분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파인텍 폐업 사태는?


2010년 스타플렉스는 2006년 가동이 중단돼 이듬해 파산한 한국합섬을 인수해 스타케미칼로 이름을 바꿔 경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1년 8개월만인 2013년 1월 돌연 청산 절차를 밟는다. 노조는 사측이 5년 이상의 경영을 약속했고 폐업 시 6개월 전에 노조에 알린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항의했으나 공장은 완전히 철수됐다. 차익을 노린 '먹튀' 논란이 불거졌고, 차광호 씨가 경북 구미의 45미터 높이의 공장 굴뚝에 올라 408일간의 농성을 시작한다.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자 사측은 2015년 '고용, 노조, 단협'을 보장한다는 노사합의서에 서명한다.

그러나 스타플렉스는 2016년 자회사 파인텍을 세워 해고자를 고용하고 9개월 만에 돌연 폐업시킨다. 경영 악화가 이유였다. 하지만 당시 파인텍 직원들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100만원 내외의 낮은 급여를 견뎌야 하는 상황에서 파인텍에는 일감을 거의 주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사실상의 합의 불이행이라며 노조는 파업에 이르렀고 사측은 다시 공장을 폐쇄했다. 2017년 8월 공장이 완전히 철수되자, 홍기탁 전 파인텍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11월 스타플렉스 본사가 보이는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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