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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서울은행 인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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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삼성, 서울은행 인수 추진

국내금융계에는 매수여력 없어

서울은행의 해외매각이 최종결렬되면서 은행업 진출을 추진해온 삼성그룹이 서울은행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금융계와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산업자본의 은행산업 진입의 길을 터준 정부의 은행법 개정에 발맞춰 서울은행 인수에 상당히 적극적이며 정부 또한 공적자금 추가부담없이 서울은행 문제를 조기매듭짓는다는 방침이어서, 삼성의 은행업 진출 성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0차례나 매각시한을 연장한 끝에 해외매각 끝내 결렬**

박승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1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자위 전체회의를 열고 독일의 도이체방크 캐피털 파트너스(DBCP)와의 매각협상 결렬을 공식선언했다. 박위원장은 “DBCP가 경영보다는 단기적 투자목적을 갖고 있고 풋백옵션(사후손실 보전)을 많이 요구해 협상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서울은행 처리와 관련, 우리금융지주회사 산하로 편입시키는 방안과 우량금융기관에 매각하는 방안, 금융전업 국내기업에 파는 방안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박위원장은 그러나 구체적 매각시한은 밝히지 않았다.

공자위의 이같은 결정은 서울은행 해외매각 협상을 사실상 중단하겠다는 정부의 최종 입장정리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7년 외환.금융위기 발발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긴급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1~2개 은행을 해외에 매각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후 GE캐피털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컨소시엄 뉴브릿지캐피털에 제일은행을 매각했으며, 서울은행 역시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이어 독일의 BSCP와 매각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HSBC, BSCP 등이 ‘형평성’을 이유로 제일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수조원 규모의 풋백옵션을 요구, 정부는 10일 해외매각 협상 최종결렬을 선언하기까지 무려 10차례나 매각시한을 연기해야 했다.

***국내 금융계에는 매입여력 부재**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협상결렬 선언후 “산업자본이나 타 금융회사 등을 가리지 않고 서울은행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될 경우 서울은행이 투자협상을 벌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도 “연내에 은행 개정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향후 3년이내에 제조업비중을 25%이하로 낮출 계획인 산업자본이나 타은행 지분 보유상한선이 10%로 높아지는 은행 등도 서울은행을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자본의 은행소유에 부정적이던 정부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더 이상 정부주도로 서울은행을 정상화시킬 여력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은행에 지금까지 투입된 공적자금은 8조4천억원. 서울은행측은 그 결과 상반기말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7%에 이르는 ‘클린뱅크’로 다시 태어났다고 주장하나, 서울은행 인수를 희망했던 외국금융기관들은 아직 잠재부실 규모가 상당한 규모인 것으로 판단해 정부에 풋백옵션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그러나 더 이상 서울은행에 집어넣을 공적자금이 없는 상태여서 외국여론의 비난을 감수하고 해외매각 포기를 선언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계 및 재계의 관심은 과연 서울은행을 사들일 국내 인수세력이 누가 될 것인가로 쏠리고 있다.
그동안 서울은행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여온 곳은 조흥은행으로, 위성복 조흥은행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인수 희망을 밝혀왔다. 그러나 강정원 서울은행장은 10일 “인수자가 국내은행이 될 경우 굿뱅크인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시가가 자본금의 절반도 안되는 은행과의 합병은 무의미하다”며 조흥의 제안을 일축했다.
그 다음 후보로는 주택,국민 합병으로 ‘규모의 게임’에서 열세에 놓이게 된 신한,하나,한미은행 등 3개 우량은행이 꼽히고 있다. 한미은행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11일 “예전에는 일부 임원들이 서울은행 인수를 주장해온 게 사실이나 새로 경영을 책임맡은 하영구 행장은 단순한 규모 확장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사후부실을 책임져준다는 확고한 약속을 해주지 않는 한 외국지분이 많은 신한,하나은행도 마찬가지 입장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후보로는 금융전업그룹화를 희망해온 교보,동원,동양그룹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교보생명의 경우 최근 초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으며, 동원.동양 등도 은행을 인수할 여력은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최악의 경우 서울은행을 우리금융지주회사에 편입시키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럴 경우에도 공적자금 추가 부담이 예상돼 이 또한 실현가능성이 낮을 전망이다.

***산업자본중에서는 삼성이 가장 적극적**

금융권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실제로 서울은행을 인수할 여력을 갖고 있는 곳은 극소수 거대 산업자본밖에 없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주목되는 게 삼성그룹의 움직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적자체제로 전환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으나 삼성전자 8조원 등 워낙 사내유보금이 많은 만큼 서울은행 인수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행업 이외의 모든 금융부문에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그룹은 오래 전부터 한미, 대구은행의 대주주 자리를 확보하는 등 은행법 개정에 대비한 은행업 진출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한 은행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삼성이 내부적으로 서울은행 인수 방침을 확정짓고 이미 정부에도 이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 또한 긍정적 방향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은행법을 개정하며 ‘향후 3년내에 제조업비중을 25%로 낮춘다는 약속을 이행할 경우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을 허용하기로 한 것’도 이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삼성이 서울은행을 인수하려 할 경우 상장후 계열분리 예정인 삼성생명이 중앙에 서고 한미, 대구 등 삼성그룹 지분이 많은 은행들이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방안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삼성의 서울은행 인수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은행이 하나이상 포함된 뮤추얼펀드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혀 컨소시엄 형태의 매입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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