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호(66) 전 경남 함양군수가 지난해 8월 공무원 승진 인사 청탁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임 전 군수는 지난 2013~2014년 사이 함양군청 공무원 2명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대가로 각각 2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창원지법 거창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임 전 군수에게 징역 3년에 추징금 4000만 원·벌금 8000만 원을 선고했었다.
재판부는 임 전 군수에게 돈을 건넨 혐의(뇌물 공여)로 불구속 기소된 전직 공무원 A(61) 씨와 B(61) 씨에게도 각각 벌금 800만 원과 6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 전 군수가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커다란 권한을 갖는 동시에 그 지위에 상응하는 공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직책에 있다면서 공직자로서 직분과 윤리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방공무원 승진 인사와 관련해 인사행정의 공정성과 신뢰를 이탈하고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후 임 전 군수는 항소했고 오늘(9일) 부산고법 창원 제1형사부(재판장 손지호 부장판사)는 임창호 전 함양군수에게 징역 3년의 원심을 깨고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벌금 8000만 원과 추징금 4000만 원에 대해서는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임 전 군수가 2명에게서 뇌물을 수수한 부분은 맞지만,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감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기까지가 임창호 전 함양군수의 항소 재판 과정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지켜봐왔던 본 기자는 재판부의 판결에 공감할 수 없는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항소 재판부는 임 전 군수가 반성하고 있기에 감형을 판결한다고 했다. 참으로 재판부의 알수 없는 판단이다.
임 전 군수가 진심으로 반성했다면 1심에서 곧바로 변호사를 통해 항소하지 않았어야 했다. 항소한 그에게서 반성의 태도를 어떻게 재판부는 알 수 있었을까.
인사권을 가진 군수가 그 하위직에 있는 공무원을 상대로 돈을 받고 진급을 시켰다면 엄중하고도 냉엄한 벌을 내렸어야 했다.
왜냐하면 진급 인사가 있는 시기에 돈을 군수에게 상납하지 못하는 형편에 있는 공무원들의 사기는 어쩌란 말인가.
상납할 돈 없는 국민은 공무원도 할 수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애당초 공무원 시험 자격란에 돈 없는 사람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지 말라고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일반 국민이 남의 돈 2000만 원을 사취한 후 1심거쳐 항소했을 시 감형해 줄 것인가. 재판정에서 반성한다고 말만 하면?
지도자의 위법행위는 일반 국민에게 내리는 형벌보다 더 중형에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왜 임 전 군수가 부하 공무원에게 진급을 대가로 돈을 받았을까 하고 생각해보자.
일반 국민들은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지방선거 당시 후보자는 당선되기 위해 많은 돈을 지출했을 것이고 당선된 후 본전 생각이 안 날수 있었겠는가 하고.
그래서 걱정이 안될 수 없다. 지난해 6.13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금전 살포로 아직도 재판을 기다리는 당선자가 있지 않은가.
이런 추잡한 상황들이 선거때마다 되풀이되는 것을 볼 때 사법부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본 기자가 지금까지 선거 사범과 관련한 판결을 지켜봤지만 재판부는 국민의 정서와는 정반대 였다.
터놓고 솔직히 얘기해 보자, 선거 당시 금전을 살포하고 당선된 후 부하에게 상납 받는 지도자는 무기형을 내렸다면, 아니 사형을 선고했다면 이런 일이 되풀이될 수 있겠는가.
어느 죄수가 말한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머리를 떠날 날이 없다.
사법부의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수준 높은 국민들의 정서를 못 따라오는 재판관은 법 복을 벗어야 한다.
이것이 국민들이 사법부에 내리는 판결이다.
국민을 위해서 성실히 일하는 하급직 공무원들. 그들의 사기가 군수의 호주머니 보다 못해서는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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