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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결국 밀양에 '종북 카드' 꺼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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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결국 밀양에 '종북 카드' 꺼내들다

최경환, 보수언론 그대로 인용…밀양 주민들 "태풍 와도 안내려가"

새누리당이 밀양 765킬로볼트(㎸) 초대형 송전탑 건설 반대 시위에 '종북 세력'이 가세하고 있다며 '색깔론'을 꺼내들었다. 이는 정부와 한국전력공사, 보수언론 등, 밀양 송전탑 찬성 세력의 공사 강행 및 공사 찬성 입장에 '정치적 명분'을 실어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정치권 차원에서 '이념 대결'을 조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전가의 보도' 색깔론…"밀양에 종북세력 등 가세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 종북세력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과 일부 시민단체 등 외부세력이 가세해서 공사현장의 갈등이 격해지고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는 세력은 제주 강정마을과 한진중공업 사태, 쌍용자동차 등의 문제에 때만 되면 나타나서 개입해 왔고,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갈등조장에 앞장서 왔다"며 "이런 외부세력들은 자신들이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갈등을 이용해 국론을 분열시키며 지역민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127번 공사 현장에서 움막을 치고 현장을 지키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같은 주민들 사이에 '종북 세력'이 침투했다는 취지로,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 주민들을 비판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최 원내대표는 지난 6일자 <뉴시스>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며 "언론보도에 의하면 통진당 당원들이 공사현장에 무덤형태의 구덩이를 파 놓는다거나 밧줄과 올가미, 휘발유 같은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도구를 걸어 놓고 주민들의 시위를 유도하는 등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뉴시스>는 지난 6일 "지난 5일 96번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무덤처럼 생긴 구덩이는 30여 명의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만들었다"며 "목줄을 메는 것 역시 통진당 당원들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고, 이후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도 이같은 내용을 적극 보도했다.

그러나 최 원내대표가 인용한 것은 사실 관계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밀양765킬로볼트 송전탑반대 대책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은 "<뉴시스> 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른 악의적이고 날조된 기사로 너무나 노골적으로 저열한 정치적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당원 20여 명이 단장면 동화전마을 지지 방문을 온 것은 사실이나 구덩이는 그 전날부터 동화전마을 청년들이 파기 시작하고 있었다. 통진당 당원들은 구덩이의 용도가 움막을 짓기 위한 터잡기 작업이라고 생각했고 그마저도 잠시 도왔을 뿐, 주로 주민들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그 사이 주민들이 구덩이를 완성하고 목줄을 걸고서야 (통진당 당원들도) 무덤인 줄 알았다"고 반박했다.

최 원내대표가 일방적인 내용의 기사를 인용해 마치 밀양 송전탑 반대 노인 등이 '종북 세력'에 휘둘린다는 식으로 규정한 것이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이같은 기사 등에 기사 삭제 및 반론보도를 요청한 상태다.

밀양 주민들 "태풍 와도 농성 이어가겠다"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지 7일째 된 이날, 24호 태풍 다나스가 북상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전은 송전탑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정부와 한전이 공사를 재개한지 일주일 만에 현재까지 30여명이 부상자가 발생했고, 11명이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들도 나온다.

현재, 70~80대 노인들은 공사장 인근 야산 중턱에서 움막을 세우고 쇠사슬로 몸을 묶은채 경찰과 대치 대치중이다. 대책위 관계자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등 밀양 주민들은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새벽녘에는 텐트 하나 없이 추위에 떨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전 측은 "누적 강우량이 40㎜ 이상이 되면 공사를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중단을 하더라도 최소 인원은 현장에 남겨둔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은 "태풍이 와도 농성장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전날에 이어 이날 부북면 평밭마을 129번 공사현장에서 미사를 가졌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시민사회 각계 대표 등 219명이 밀양 송전탑 건설 중단 대국민 호소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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