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700명에서 3만 명, 다음 주엔 10만 명 모이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700명에서 3만 명, 다음 주엔 10만 명 모이자!"

[현장] 민주당 촛불 합류, "집 나간 아들이 돌아오긴 했는데…"

30도를 웃도는 토요일 오후, 수만 명의 인파가 촛불을 들고 모인 청계광장은 그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3만여 명의 시민들(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은 3000명)은 서울광장보다 좁은 청계광장에서 한뼘 공간도 없이 부대끼고 땀을 흘리면서 "원세훈 김용판 증인 채택", "국정 조사 살려내라",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국가정보원 전면 개혁하라"는 등의 구호를 쉼 없이 외쳤다.

같은 시각 서울광장에서는 케이블 채널 'M.net' 등이 주관하고 아이돌 가수가 출연하는 '따뜻한 대한민국 대축제-상생 기원 콘서트, 화이트 컨슈머와 M.net이 함께하는 M 슈퍼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행사 일정이 먼저 잡혀 있어서 집회 신고를 못 내 청계광장에서 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이 좁은 공간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은 흥분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촛불 집회가 끝날 무렵 장대현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다음주(10일)에는 전국 10만 명이 모이는 게 가능하겠죠"라고 물었고 시민들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촛불이 거세지고 있다.

장외 투쟁 3일째 민주당 합류, "집 나간 아들이 돌아오긴 했는데…"

이날 촛불 집회에는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장외 투쟁에 돌입한 지 3일째인 3일 오후 6시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포함한 110여 명의 의원은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민 보고 대회를 연 후 촛불을 들었다.

이들은 시민과 함께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과 "국정 조사 정상화", "박근혜 대통령 입장 표명" 등을 요구했다. 특히 김한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조건없는 영수회담을 제안하며 "언제 어디서든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 3일, 청계광장에는 3만여 명의 시민(주최 측 추산)이 모여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뉴시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연설을 통해 "정부 기관인 국정원은 조직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으며 경찰은 이를 은닉하고 증거를 은폐했다. 이는 민주주의를 짓밟은 일이다. 대선 며칠 전 거짓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새누리당은 핵심 증인 소환을 거부했고 국정 조사임에도 여름휴가를 운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국정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국민 앞에 보여야 한다. 새누리당과 대통령은 (조직적 대선 개입 등을) 알면서 감추고 있다. 이런 일이 계속 된다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촉발된 일련의 사태와 관련한 최고 책임자로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간 남북 정상 회담 대화록 파동 등으로 "전략 없이 새누리당에 끌려다닌다", "본질을 짚어내지 못한 채 우왕좌왕한다"는 비판을 들어왔던 민주당의 이같은 요구는 촛불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요구 사항과 맞닿아 있다. 민주당이 장외 투쟁을 하며 촛불 집회와 적극 결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집 나간 아들을 나무라면서도 용기를 북돋아주는 듯한 시민들의 반응들"이라며 광장에 나온 소감을 얘기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지도부 외에도 한명숙, 박지원 의원, 정동영 전 의원 등 야권의 거물급 정치인도 함께 참여했다. 다만 문재인 의원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에서는 의원 107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민주당 의석수가 127석임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날 촛불 집회에는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 107명이 모였다. ⓒ뉴시스

"서민들이 자녀에 물려줄 재산은 제대로 된 나라밖에 없는데…"

민주당의 국민 보고 대회가 끝난 후 촛불 집회가 시작됐다. 민주당이 사용하던 가설 무대 등은 시민들이 이어 받아 사용했다. 비용은 민주당과 시민 단체가 함께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 9시까지 이어진 촛불 집회에는 서울에서 제주까지 민주당의 각 지역위원회에서 당원들을 포함해 약 3만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은 3000명)이 참여했다. 청계광장에서 모전교(무교동 사거리)까지 발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인 지난 6월 21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약 700여 명이 모이던 것이 한 달 보름여 만에 3만 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민주당의 국민 보고 대회가 끝난 후 이어진 촛불 집회에는 백기완 선생, 민주당 정동영 전 의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이 자리를 지켰다. 2008년 촛불 집회 당시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을 맡았었던 정의당 박원석 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박원석 의원은 발언대에 올라 "박근혜 대통령은 휴가에서 '해변의 여인' 코스프레하거나 아버지 흉내내지 말고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하라"고 말했다.

이날 촛불 집회에 참여한 박신하(가명) 씨는 "민주당의 참여가 국민들과 함께하겠다는 의사 표명으로 보여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겸손한 자세로 현 사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사회 연결망 서비스(SNS)를 통해 소식을 듣고 촛불 집회에 참여한 한전민(가명) 씨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집회에 많이 참석하지 못했는데 더 이상 현 사태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 없어 가족들과 함께 나왔다"며 "서민들은 자녀들에게 물려줄 재산이라고는 제대로 된 나라밖에 없다 그 나라가 바로 서는 그날까지 집회에 참석하고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KBS, MBC 등 공중파 방송과 주류 언론이 촛불 집회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단상에 올라가 "만약 미국 CIA가 선거에 개입했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과연 무사했을까. 미국의 주류 언론이 그런 일들에 대해 침묵했을까"라며 언론의 무관심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