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강사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을 요구해온 부산대 시간강사들이 대학본부와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한국 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는 18일 오후 2시 부산대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사해고 저지 및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파업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강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방학 중 임금, 1년 이상 채용, 교원 지위 등의 내용을 담은 강사법 개정안이 11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그러나 강사들의 기대와는 반대로 부산대는 강사 대량해고와 교과과정 개편을 통한 강좌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임교원 책임시수 제고, 졸업학점 축소, 대형 및 사이버(원격) 강좌 확대, 학과 강사수·강좌수 축소 대책을 논의했다"며 "부산대는 이제 진리의 상아탑도 아닌 강사 대량해고를 통해 임금을 줄이고 이윤 극대화를 노리는 잔혹한 기업이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저임금을 감내하면서 부산대학을 지탱해 왔고 대학 선생이라는 자존심 하나로 살아온 강사들을 아예 삶의 터전에서 몰아내려고 한다"며 "국고 지원을 제외한 부산대 예산의 1% 남짓한 강사 예산을 줄이기 위해 강사들을 학살하려는 것이다. 해고는 사실이다. 이 명백한 사실 앞에서도 강사 대량해고라는 학살을 자행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또한 "강사법 시행령이 곧 공포될 것이고 이에 맞춰 강사운영과 관련된 규정을 제·개정하게 될 것이다. 이때 반드시 이해당사자인 강사들과 협의해야 한다"며 "우리는 대량해고와 부산대의 밀실정책을 막기 위해 오늘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대분회와 부산대는 8차례에 걸친 단체협상과 3차례에 걸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를 진행을 통해 사이버 강좌 확대 최소화, 대형강좌 축소, 졸업 이수학점 축소 금지, 폐강강좌 인원 20명으로 축소 등 시간강사 근로조건의 단체협약서 적시를 요구했으나 대학본부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결국 부산대분회가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부산대 측도 난감한 입장을 보였다. 기말시험 기간이라 학생들의 수업에는 혼란이 없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시험 이후 성적 처리와 입력 등 행정 절차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부산대분회에서 요구한 사안들은 단체협상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 협약서에 넣는 것 역시 무리한 요구사항이다"며 "파업으로 인한 행정 차질이 있겠으나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무협의 등을 진행해 해결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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