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하다 비위 행위가 적발돼 검찰로 복귀한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 사태를 놓고 여야가 부딪히고 있다.
김 수사관이 언론 제보 형식으로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 수수 의혹을 비롯해 전직 총리, 은행장 등 민간인을 대상으로 정보 수집을 해왔다고 폭로하고 청와대는 이를 건건이 해명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비위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 수사관의 의도적인 청와대 저격 아니냐는 의심 속에도 일부 석연치 않은 청와대의 해명과 맞물려 이 사건은 여야의 정치 쟁점으로 비화됐다. 사건 자체가 청와대 내부 기강 해이와 불분명한 경위 설명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여권에 대형 악재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이 사건에 침묵하던 더불어민주당은 김 수사관의 "개인적 일탈"로 규정하며 청와대를 지원사격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비위 사실을 감추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마치 희생양이 된 것처럼 교묘하게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김 수사관을 비난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윤근 대사 관련 의혹은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검찰이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했고, "특감반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폭로도 개인 차원의 일탈 행위이거나 근거 없는 허위주장"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윤근 대사의 금품 수수 의혹은 검찰이 정식으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범법자가 개인의 비위를 덮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는 것"이라며 "개인의 일탈을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시켜 정부를 흔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청와대 비서진을 상대로 이 사건을 추궁할 계획을 밝힌데 대해선 "검찰 수사가 다 끝난 뒤에 해야지 느닷없이 지금 운영위를 해서 뭘 하려고 하느냐. 그냥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민간인 사찰"이라며 "청와대의 명백한 해명이 없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없다면 국정조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는 개인 일탈이라며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며 운영위 소집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청와대는 불순물 타령을 하고 있는데 적폐청산을 위해서라면 불순물을 꿀물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그 꿀물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기를 문란하게 했다"고 했다.
또 "어제 특감반 의혹과 관련해 우윤근 대사가 벙거지를 쓰고 몰래 도망출국을 했다"며 "우 대사를 즉각 소환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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