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11개 GP를 시범 철수 대상으로 삼고, 그 중 10개를 파괴하고 한 개씩은 원형을 보존했다. 비무장지대에는 남북 검증단이 서로 오갈 수 있도록 남북 GP를 잇는 오솔길을 새로 냈다. 이날 오전 남측 검증단은 이 오솔길을 따라 남측 GP에서 이어지는 북측 GP를 방문해 북측이 GP를 완전히 파괴했는지 검증했다. 오후에는 북측 검증단이 남측에 와서 같은 검증 작업을 벌였다. 남북이 비무장지대를 넘어 서로의 GP를 방문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후 3시부터 20분간 이 영상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적으로 서로 팽팽하게 대치하던 비무장지대 안에서 남북이 오솔길을 내고 오가고, 서로 대치하면서 경계하던 GP를 철수하고 투명하게 검증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모두 군사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며 "국제적으로도 군사적 신뢰 구축의 모범 사례"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처럼 우리 군이 한반도 평화 과정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나간다면, 오늘의 오솔길이 또 평화의 길이 되고, DMZ가 평화의 땅으로 바뀌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양 정상 간에 합의를 양측 군이 착실하게 이행하면서 오늘의 신뢰에 이르렀다"며 "이러한 신뢰야말로 전쟁 없는 한반도 실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GP에 대한 북측의 검증이 끝까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며 "나중에 그 결과를 국민께 소상하게 밝혀 주시기 바란다"고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에게 지시했다.
청와대는 이날 서로 만난 남북 군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검증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오전에 우리쪽 검증반이 북쪽에 갔을 때, 북쪽에 철수된 GP를 검증하면서 남북이 서로 담배를 권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환담의 시간을 가졌다"며 "지하갱도가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청진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우리 측 장비를 가지고 가서 검증했는데도 북쪽이 제지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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