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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어 가는 경북'…환경 오염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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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어 가는 경북'…환경 오염 현장을 가다

[르포] 의성군 ‘쓰레기 산’ 은 재앙이다


프레시안은 지난 8월 31일 포항의 젖줄인 ‘형산강 오염’을 시작으로 경주, 의성, 영주 등 경북 각 지역의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며 숨겨졌던 경북 전체의 환경오염을 보도했다.

취재를 통해 경북의 곳곳이 쓰레기와 산업폐기물, 농약, 폐수 등 오염물질들로 인해 심각하게 오염돼 병들어가고 있음이 드러났다.

본지는 경북의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자 "'병들어 가는 경북'…환경 오염 현장을 가다" 르포를 시작하면서 그 첫 번째로 의성군 ‘쓰레기 산’을 집중 취재했다.

▲검찰관계자와 군청관계자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박정한 기자


▲의성군 ‘쓰레기 산’의 탄생
지난 4월 첫 제보를 받고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 현장의 거대한 ‘쓰레기 산’을 처음 마주했다.

A업체는 십년이 넘게 사업자를 바꿔가며 행정의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운영해왔으며, 그 결과 산을 이룬 쓰레기더미와 폐기물들은 단밀면의 환경 재앙이 된 것이다.

2008년 4월 A업체가 폐기물 중간재활용업(보관량 1천137톤)으로 첫 허가를 받으며 재앙은 시작되었다. 그 동안 A업체는 사업자를 바꿔가며 십년이 넘게 운영을 해 왔으며, 2013년 7월에는 종합재활용업(보관량 1천20톤)으로도 허가를 받아 의성군청에서 허용한 보관총량은 2천157톤이었다.

하지만 지난 11월 1일 본지의 ‘쓰레기 산’ 기사가 보도된 후 문제가 확산되자 의성군이 “A업체 쓰레기더미가 보관총량의 34배가 넘는 7만 4천 톤으로 추정 된다”고 언론에 공개했으며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일부에서는 “의성군이 발표한 추정치는 A업체에서 보고한 바에 따른 것이며, 실제로는 십만톤을 훌쩍 넘을 것이다”고 주장해 의성군의 ‘쓰레기 산’ 문제는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잇따른 재앙 ‘쓰레기 산’의 원인 불명의 화재
지난 2일 오전 6시 37께 발생한 ‘쓰레기 산’의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또 다른 재앙을 불러왔다. 화재 현장은 괴물이 된 ‘쓰레기 산’이 최근 언론에 집중조명을 받은 것에 화가 난 듯 엄청난 연기를 뿜으며 그 일대를 재앙으로 뒤덮어 버렸다.

밤에도 계속 이어진 화재는 매케한 냄새와 연기로 휩싸이며 현장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인근 주민들은 화재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며 불만이 폭주했고, 의성군청 공무원들 또한 갑작스런 화재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현장의 소방관들은 밤새 사투를 벌이며 10여 미터가 넘는 공장 지붕에 올라 물를 뿌리느라 다들 지쳐있었다.

‘쓰레기 산’ 화재 현장을 감독하는 의성소방서 관계자 A씨는 화재 원인을 “쓰레기 더미 내부의 압력으로 인해 발열이 일어나며 화학작용을 일으켜 불이 일어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불들이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쓰레기더미 속에서 산소를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상황이라 진화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며 화재 진압의 어려움을 밝혔다.

현장의 주민들은 “쓰레기 산의 화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 년 동안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지금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고 밝히며, “주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영위를 취한 A업체와 이를 십년 넘게 방치한 행정에 대해 반드시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한다”며 환경 피해에 대한 고통에 분노를 표출했다.

또한 주민들은 “코가 따가울 정도로 매케한 연기가 온 마을을 뒤덮었으며, 숨쉬기가 힘들어 잠을 잘 때도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5일 오후 5시께 화재 진화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지만 현장의 매케한 냄새는 여전했다.


▲소방관들의 목숨을 건 희생
지난 5일 ‘쓰레기 산’의 화재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굴착기를 비롯한 중장비 5대의 굉음과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쓰레기더미에서 매케한 연기를 마셔가며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들은 사투를 벌였다.

의성소방서 손석구(52)센터장은 “3일간 밤을 새며 진화에 나섰다. 10미터가 넘는 공장 지붕에 올라 물을 뿌릴 때는 정말 목숨을 걸어 놓고 작업을 해야만 했다. 자칫 물기에 미끄러워 넘어졌다간 10여미터 아래로 추락하기 때문이다. 소방관 생활을 오래 해왔지만 이번처럼 위험을 감수 한 적이 있어나 싶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손 센터장은 “화재가 진압된 것이 아니다. 속에서 불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언제 또 다시 발화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쓰레기더미가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상주하며 현장을 지킬 계획이다”고 했다.
▲의성소방서 소방관들이 쓰레기더미 위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 박정한 기자


▲‘쓰레기 산’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의성군청 담당 A공무원은 ‘쓰레기 산’ 문제 해결을 위해 “행정대집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군청에서도 A업체를 상대로 고발을 한 상태이며 검찰관계자도 현재 현장을 함께 둘러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현장조사에 대해 “침출수와 토양, 대기 등 전체적인 검사 분석이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쓰레기 산’ 일대 전체를 역학조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현재 검사결과는 침출수만 나온 상태며 침출수에 대해 28가지 검사를 했으며 9가지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처리 예산 문제에 대해 그는 “50억 원 넘게 정부에 신청한 상태지만 중간에 신청한 예산인데다 아직 국회에서도 통과가 되지 않아 계속 지켜 볼 수밖에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결국 아직까진 어떠한 해답도 없는 상태이다.

한편 92명의 주민 중 28명이 건강검진에 참여했고 특별한 징후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 쓰레기 산의 처리가 끝이 나지 않는 한 인근 주민들의 건강은 물론 피해와 고통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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