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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ㆍ업무역량 '꼴찌'…경제수장 현오석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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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신뢰도ㆍ업무역량 '꼴찌'…경제수장 현오석 괜찮을까?"

KDI 직원들이 현오석 꼭 장관 돼야 한다고 한 까닭은…

최근 인사청문회의 '트렌드'와는 확실히 달랐다. 위장전입, 탈세, 전관예우 등 개인의 도덕성과 살아온 궤적이 주된 검증의 대상이 되면서 정작 업무 수행 능력은 제대로 따져보지도 못하고 끝나는 것이 최근 몇 년간의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모습이었다.

13일 치러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와는 달랐다. 현오석 후보자 역시 뒤늦은 세금 몰아내기,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도덕성 관련 논란이 없지는 않았으나, 주된 쟁점은 바로 '능력'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건설적인 방향은 아니었다. 현 후보자가 한국무역협회,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재직 시절 안팎의 평가에서 모두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던 사실이 주된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민관기관에서도 낙제, 공공기관에서도 낙제였는데 경제부총리로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 자격이 있냐"고 몰아세웠다.
▲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프레시안(최형락)


"무역협회 시절에도 11명 임원 가운데 내부 평가 꼴등"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현 후보자가 무역협회에서 국제무역연구원장을 지낼 당시였던 2007년 직원들이 실시한 임원 평가 내용을 공개했다. 250명의 직원 가운데 200명이 참여했다는 이 평가에서 현 후보자는 평가 대상 임원 11명 가운데 총점 '꼴지'를 기록했다.

5점(매우 우수)부터 1점(매우 미흡)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한 조사에서, 현 후보자는 평균 2.79점을 받는 데 그쳤다. 평가 대상자 가운데 2점대에 머문 사람은 현 후보자가 유일했다.

특히 그는 △소신과 도덕성, △능력개발 기회부여, △적정한 업무위임, △비전제시와 리더십의 네 개 영역에서 11명의 임원 가운데 가장 낮은 평점을 받았다.

2008년 평가에서도 그는 역시 11명 가운데 꼴지였다. △리더십, △추진력, △신뢰성, △의사소통력, △업무역량의 5개 영역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특히 '신뢰성' 항목에 대한 평점은 1.98점에 불과했다.

"KDI 직원들, 현오석 혹시 KDI로 돌아올까봐 '장관 꼭 돼야 한다'더라"

KDI 원장 재직 시절, 기관장 리더십에 대한 내부 평가에서 현 후보자는 14개 기관 기관장 가운데 '꼴지'였다는 사실은 청문회에 앞서 이미 알려진 바 있다. 현 후보자 본인만이 아니라 그가 부임한 2009년 이후 KDI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국책연구기관 평가에서 3년 연속 낙제점을 받았다.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은 "경제부총리는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달리 각 부처간 조정과 통합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 점에서 아직까지 현 후보자가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 검증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KDI 직원들이 '이번에 현오석 후보자가 꼭 장관이 되길 바란다'고 한다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혹시 장관이 안 돼서 다시 KDI로 돌아오면 큰일난다'고 하더라"고 비꼬았다.

이런 지적에 현 후보자는 "기관장이나 리더십 평가는 상당 부분 개선되는 과정에 있었다"면서 "작년에는 우수 평가가 나온 사례도 있으니 혜량해 달라"고 호소했다.

"SSM 진입 규제는 시장 왜곡 초래"라는 소신은 여전히?

현 후보자가 재벌과 대기업에 친화적이고 경제민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1년 6월 <매일경제> 주최 좌담회에서 현 후보자가 "기업형 슈퍼마켓 진입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시장 왜곡을 초래한다. 우선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설훈 의원은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인한 골목상권의 어려움을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있는데 후보자는 서민들의 생각과는 배치되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낙연 의원도 "현 후보자는 한 언론이 차기 대통령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물었더니 '복지 확대'를 꼽았고, 차기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물었더니 '엄정한 법 질서 집행'을 꼽았다"면서 "경제 수장이 되겠다는 사람의 생각으로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현 후보자는 "골목상권이 자생적 경쟁력을 지니는 것도 중요하다는 취지였다"며 "(SSM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현 후보자는 또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필수"라며 "그런 것을 소홀히하는 성장론자라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예스맨' KDI 원장, 국책연구기관을 정부 거수기 만들었다"

ⓒ프레시안(최형락)
그가 KDI 원장 재직 시절 지나치게 정부 입맛에 맞는 '순응적 자세'를 보여 국책연구기관의 기본 역할을 저버렸고, 이는 경제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지 신뢰성에 의문을 가져온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현 후보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맛에 맞는 보고서를 내고 언론 기고를 해 온 인물이라는 평가가 있다"며 "막중한 경제 수장을 하기에는 신뢰성과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특히 KDI 원장으로 있으면서 부풀리기와 과대 예측으로 KDI의 신뢰성을 훼손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였던 2012년 경제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현 후보자가 3.5%(2012년 7월)에서 4% 내외(2012년 4월)라는 낙관적 전망을 고집해 왔지만 실제로는 2% 성장에 그쳤다는 것이다.

윤호중 민주통합당 의원은 "2011년 정부정책을 얼마나 수용했는지에 대한 각 기관 평가에서 KDI가 95.7%로 최고기록을 했다"며 "95%가 넘는다는 것은 거의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것인데 경제정책을 연구하고 미래정책을 찾아가야 할 기관이 그야말로 거수기 역할만 하고, 원장은 '예스맨'이었던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2012년 2월 발간된 '이명박 정부 출범 4년의 경제적 성과과 향후 과제'라는 보고서가 대표적인 예로 제시됐다. 향후 과제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고 4대강 사업의 성과를 부풀리는 데 치중한 보고서였다는 것이다.

"현오석, 저축은행 사태 우려될 때 내 예금 2억 원 인출"

주된 쟁점은 현 후보자의 '능력'이었지만, 도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저축은행 뱅크런 사태가 우려되던 2011년, 주요 경제기관 수장들이 저축은행에 예금을 새로 개설하는 방식의 직접 행동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려 했던 데 반해, 당시 KDI 원장이었던 현 후보자는 거꾸로 본인이 맡겨뒀던 저축은행 예금 2억 원을 모두 인출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가운데 5000만 원의 경우, 만기도 되기 전에 인출해 간 것이었다. 현 후보자는 "아파트 잔금 처리를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지만, 윤호중 의원은 "당시 현 후보자와 배우자의 은행 예금만 무려 10억 원이 넘었음에도 이자가 더 낮은 은행 예금을 두고 저축은행 계좌를 인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호중 의원은 "모두가 저축은행 사태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할 때, 한국경제 정책의 산실이라는 KDI 원장은 거꾸로 예금을 인출한 것이 적절하냐"며 "국가 경제를 고민하여 살아온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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