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국정과제위원회'와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문재인 정부의 '포용국가' 비전을 강조하면서 "지금까지는 국정 과제를 설계했다면, 이제부터는 국정 성과를 정부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구현자가 돼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포용적 성장, 지속 가능 발전, 사람 중심 가치는 대한민국에서만, 문재인 정부에서만 특별히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동시대적 고민이랄까, 국제 사회와 세계 모든 나라의 공통된 고민이고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만 해도 제가 아셈, 아세안 관련된 여러 다자 회의, 에이픽 회의까지 다녔는데, 모든 회의의 중심적 의제는 포용적 성장이었다"며 "우리가 제대로 성공시킨다면 오히려 전 세계에 제시할 수 있는 모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국정과제위원회,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은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를 맞아 2019년까지 '국가 미래 비전 2040'을 본격적으로 수립하겠다는 계획이다.
발표를 맡은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은 '국가 미래 비전 2040'에 대해 "포용과 혁신, 평화와 번영 정신 아래 국가 중장기 비전과 전략"이라며 "포용적 성장, 포용적 사회, 포용적 민주주의, '평화 번영의 한반도 비전 2040'을 합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혁신적 포용국가론'과 '한반도 정책'을 묶은 국정 운영 철학을 담은 내용이 '국가 미래 비전 2040'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론'을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제시했다. 청와대는 혁신적 포용국가 개념에 대해 "사회 안전망을 만들어 '소득 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고,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 '혁신 성장'을 제대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해구 위원장은 "혁신적 포용 국가에 대한 담론을 개발해서 그 의미와 내용을 국정 과제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무현 정부는 2006년 경제 성장과 복지의 동반 성장을 핵심 가치로 하는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비전 2030 서문에는 "참여 정부는 복지를 성장의 일환으로 채택하고 사회 정책과 경제 정책을 통합해 이를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 만들고 있다"고 적혀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한 "사회 정책과 경제 정책의 통합적 운영 방향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던 당부와 궤를 같이 한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과제위원회와 대통령 자문위원회가 국정 과제의 큰 지도를 그려줬다면, 이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그 지도에 따라 다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 비전이 국민 삶 속에 뿌리내리고 열매를 맺어야 소수만이 혜택을 보는 게 아니라 온 국민이 나누는 포용 성장, 포용국가"라고 거듭 말했다.
한편, 이날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는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외에도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등이 각각 위원회 주요 성과와 앞으로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에 나선 송재호 위원장은 생활 SOC(사회 간접 자본)와 혁신 도시를 추진할 뜻을 밝혔고, 장병규 위원장은 '개인 정보 보호 규제' 등을 완화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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