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1천500조원을 넘어섰다.
대출 조이기 정책으로 증가속도는 둔화했으나 여전히 소득보다 빨리 불어나 가계의 부담은 확대추세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8년 3분기 중 가계신용'을 보면 3분기 말 가계신용은 1천514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말(1천492조4천억원)보다 22조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통계다. 가계 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가계신용 잔액이 1천500조원대로 올라섰지만 증가속도는 둔화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전 분기 대비 증가 금액이 2분기(24조1천억원) 보다 작아졌다.
계절적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 동일하게 3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증가액이 2014년(20조6천억원) 이후 최소다. 가계대출 급증기인 2015∼2017년에는 평균 30조5천억원씩 늘었다.
지난 1년 간 증가액은 95조1천억원으로, 1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2015년 1분기 이래 3년 반만에 가장 작았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6.7%로, 2014년 4분기(6.5%) 이후 가장 낮았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6년 4분기(11.6%)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다.
가계신용 증가 속도는 소득과 비교하면 아직도 빠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장 최근인 올해 2분기 월평균 명목 가계 소득은 1년 전보다 4.2% 증가했다. 3분기에도 소득 증가율이 가계신용 증가세를 밑돌았을 가능성이 높다.
가계 소득 증가율은 현 정부 출범인 작년 2분기 이래 5%를 넘은 적이 없다.
가계가 세금, 사회보험금 등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인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은 0∼1%대로 더 낮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신용 증가세가 소득보다 여전히 빨라 가계 부채 부담은 가중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은 3분기 말 1천427조7천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18조5천억원 증가했다.
그중 예금은행 가계대출(695조9천억원)이 14조2천억원 늘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전 분기(12조8천억원)보다 확대했다.
아파트 입주, 전세 확대 등으로 잔금 납부에 따른 집단대출,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8조6천억원으로 2016년 4분기 이래 최대였다.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 분기와 같은 317조2천억원이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래 증가액이 가장 작았다.
정부는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7월부터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에도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도입하는 등 비은행 대출 규제를 강화해왔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4조2천억원 증가한 414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판매신용은 86조7천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3조6천억원 증가했다.
9월 추석 연휴 때문에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늘어 증가 규모는 2분기(+2조1천억원)보다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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