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팽팽한 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중대 결심'을 언급했다.
문희상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거취에 관한 중대 결심을 할 것을 분명하게 말한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만약 이 일을 못해낸다면 명색이 정치를 한다는 주제에 무슨 낯으로 국민을 대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한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문 위원장의 이같은 의지가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7명의 장관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해 강대강 국면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문 위원장의 '중대 결심'에는 난감해진 민주당 상황을 돌파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박기춘 원내대표가 최근 지상파 방송의 공정성 보장을 위한 3가지 선결조건을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의 지렛대로 삼았다가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
문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한 번만 대통령을 믿어달라'고 말했지만 대통령에게 간곡히 부탁 말씀 올린다"며 "국민을 믿어달라, 국민을 믿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한 번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문 위원장은 "이번 기회가 성숙한 국회상을 정립하는 원년이 되도록 도와 달라"며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웬만하면 어렵사리 마련된 국회 합의안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한 번 통 크게 수용할 수 없냐"고 말했다.
그는 여야 협상팀을 향해서도 "오직 나라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국민만 생각하면 어찌 현명한 대안이 안 나오겠느냐"며 "그것만이 국회 위상을 살리는 길이고 '통법부' 오명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여야 원내대표를 향해 "타결 충정은 이해하지만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의 직권상정이나 우리당 박기춘 원내대표의 선결조건 같은 상대방이 받을 수 없는 여우와 두루미식 안은 그만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국가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입장과 방송장악 음모 분쇄로 방송 공정성을 확보해 언론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야당의 입장이 충분히 고려된 새 합의안을 꼭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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