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화학과 한순규 교수 연구팀이 마약중독 치료제와 항암제 후보물질로 쓰일 수 있는 천연물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카타란틴(catharanthine)을 원료로 해 산화와 재배열을 통해 마약중독 치료제 및 항암제 후보물질 생산의 원천기술로 활용될 7종의 이보가 및 포스트이보가 천연물을 합성했다.
이보가 알칼로이드가 생 합성적으로 변형된 천연물 중 빈블라스틴(vinblastine)은 현재 항암제로 쓰이고 있다.
천연물 전합성(全合成)은 간단한 시작물질로부터 다단계의 화학반응을 통해 원하는 천연물을 합성하는 학문 분야이다.
그러나 이 다단계 화학반응을 거치는 과정에서 합성효율이 낮아지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보가 알칼로이드 천연물인 카타란틴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 항암제인 나벨빈(Navelbine®)의 공업원료로 쓰여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산화와 재배열을 통해 카타란틴의 구조를 변형시켜 고부가가치의 포스트이보가 천연물을 효율적으로 합성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보가 알칼로이드에서 자연적으로 파생되면서 분자적 재배열을 이룬 천연물군을 ‘포스트이보가’ 알칼로이드라고 이름 지었다.
그리고 다양한 효소의 작용을 통해 식물 내에서 이뤄지는 이보가 골격의 분자적 재배열을 화학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합성에 성공한 포스트이보가 알칼로이드는 타버틴진(tabertinggine), 보아틴진(voatinggine), 디피닌(dippinine) B로, 이 중 보아틴진과 디피닌 B는 최초의 합성이다.
특히 디피닌 천연물군은 30년 이상 학계의 관심을 받아왔음에도 정복하지 못한 난공불락의 천연물로 여겨졌는데 이번에 최초로 합성에 성공했다.
한순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포스트이보가 알칼로이드 합성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부여한 연구”라며 “본 연구를 통해 다양한 항암제 및 마약중독 치료제 후보물질을 합성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이자 셀자매지인 ‘켐(Chem)’ 11월 15일 자에 ‘생합성 가설에 기반한 이보가 알칼로이드의 단위체 포스트이보가 알칼로이드로의 변환’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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