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공화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추적하는 넷페미 전사들의 활동을 통해 디지털 성폭력의 민낯을 드러낸, 9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 <얼굴, 그 맞은편>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상영됐다.
최근 양진호 사건으로 사이버 성폭력을 상품화한 웹하드 카르텔의 경악스런 범죄가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14일 저녁 개막작이 상영된 아시아문화전당 극장 2의 객석은 관객들로 넘쳤다.
영화가 끝난 후 마련된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질문자가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고 대응 방안을 자문하는 등 진지한 문답으로 밀도 있게 진행됐다.
지난 2년여 동안 다큐를 제작하면서 음란물 웹하드 카르텔의 실상을 이미 적나라하게 들여다 본 이선희 감독은 “거대 악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우리 사회가 성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감독은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정부나 정치권의 게으른 대응 태도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57개에 달하는 웹 하드 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전문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는 관련 상임위 국회의원이 7개의 업체가 존재하는 걸로 알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사회 공동체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 감독은“현재 방통위에 동영상 삭제 신청을 한 건수가 35만건에 달한다”고 강조하며 “사이버 성 폭력은 소수의 여성 인권에 관련된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1월 14일 개막한 제9회 광주여성영화제는 18일까지 42편의 다양한 영화들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 2 및 광주독립영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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