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두 정상은 이날 양자 회담을 하고 "(대북) 제재 완화의 조건과 상황, 분위기에 대해 포괄적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두 정상이 가진 생각과 평가를 서로 교환하는 솔직한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재 협의 중"이라는 사실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구상을 지지하며 러시아도 그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농업, 수산업, 가스, 철도, 전력, 항만, 조선, 북극항로, 산업단지 등 '9개 다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 간접적인 설득 효과를 줄 수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튿날인 오는 15일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지난 13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한 직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조건부 대북 제재 완화론'에 반대했다. 반면 북한은 미국의 신뢰를 담보할 '상응 조치' 없이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북미 양국이 팽팽히 맞서면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협상도 미뤄지고 있다. 청와대도 북미 협상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정도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반대하는 미국 민주당 때문에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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