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도입하며 저소득층에게 무상으로 주기로 했던 생활지원비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에 따라 지급하겠다고 결정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등록금 관련 시민단체들은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도입하며 저소득층 무상 장학금을 폐지한 것도 모자라, 수능 성적이 낮으면 생활비 지원조차 안한다는 것은 학생들을 두 번 울리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과부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연간 200만 원의 생활지원비에 대해 '대학 신입생은 고교 때 대학수학능력시험 3개 영역에서 6등급 이상 받아야 한다'는 제한 조건을 내걸었다. 기초생활수급자더라도, 세 과목 모두 상위 77퍼센트 안에 들어야 생활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같은 내용의 방침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은 "학생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21일 오전 논평을 내고 "정부가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도입하면서 저소득층 무상장학금과 소득 7분위까지 제공되던 이자 지원을 폐지한 것도 모자라, 기초생활수급자 생활비조차 수능 성적에 따라 지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 자녀들은 공부를 잘하고 싶어도 잘 하기 어려운 경제적 사정이 있는데, 그들을 더욱 배려하지는 못할망정 수능 성적을 이유로 생활비 지원을 배제한다는 것은 편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도입하면서 애초 연간 450만 원이던 기초생활수급자 무상 장학금 혜택을 전액 폐지하고, 기초생활수급자도 일반 학생과 마찬가지로 학자금 대출 이자를 연 5.8퍼센트 수준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폐지한 무상 장학금 대신 생활지원비 명목으로 연 200만 원을 무상 지급하기로 결정했었다.
그 밖에도 등록금 관련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시행 방안을 놓고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되지 않아 폭증할 등록금에 대한 어떠한 사회적 통제도 없는 점 △이자율이 6퍼센트 안팎의 고금리라는 점 △기존 저소득층 장학금과 소득 7분위까지 지원되던 이자 지원 제도가 폐지되고, 관련 예산이 삭감된 점 등을 들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친서민'이 아니라 '반(反)서민 정책'이라고 비판해 왔다. (☞관련 기사: 대학생의 호소…"등록금 깎아달랬지, 빌려달랬나?")
이날 참여연대는 "남은 국회 기간 동안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시행 방안 입법 내용이 반드시 대폭 수정·보완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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